[이철민의 Money-Flix]우리가 몰랐던 '북한 시장경제'를 만나다북한 경제 현황을 다룬 SBS 스페셜 <84년생 김정은과 장마당 세대>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8-06-26 14:12:21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5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직접 만나본 KPMG의 집필진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기회는 커녕 한국이 직면한 가장 핵심적인 리스크였기에 책을 쓰는 내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렇게 고행하며 준비한 책이 출간되기 직전 남북정상회담이 확정되면서 "갑자기 세상이 바뀐 듯 했다"며 씁쓸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경제에 대한 그런 갑작스런 관심의 기저에는 기본적으로 북한 경제 현황에 대한 우리의 몰이해가 자리하고 있다. 2010년 5.24 조치 이후 남북교류가 사실상 중단되어 북한에 대한 정보가 차단되어 왔기 때문이다. 아직도 북한 경제의 이미지로 참혹한 경제 상황을 대변하는 국경 밀수꾼이나 어린 꽃제비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그렇게 몰이해의 정도가 심해서인지, 북한 경제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조금 더 생생한 설명이 다소 부족한 점이 책을 읽는 동안 단 하나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이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5월 20일 SBS에서 방영해 호평을 받은 <84년생 김정은과 장마당 세대>는 그 아쉬움을 보완해주는 시의적절한 다큐멘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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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는 대동강변에서 테이크아웃 음료를 들고 가족 나들이를 하거나, 웨딩 사진을 찍는 평양 주민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 장면에는 주민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애완견들의 모습도 함께 담겨 있다. 평양 주민들의 그런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은, 다소 촌스러워서 그렇지 영락없이 한강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이어 블루투스 이어폰을 목에 두르고 고층빌딩들 사이를 오가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평양 주민들의 모습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이는 다소 충격적이다. 비록 평양이라는 특수함이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참혹하게 살았다던 북한은 온데 간데 없고, 흔히 보는 중국의 2선 도시들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은 충격을 주며 시작한 다큐는, 무너져버린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장마당'(시장)을 통해 북한식 자본주의가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차분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정은 또래의 북한 주민들이 그 이전 세대와는 달리 어린 나이부터 시장 경제에 익숙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당간부를 제외한 상당수의 주민들이 자생적으로 생겨난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큰 돈을 벌어 은행 역할을 하게 되는 ‘돈주'들까지 등장했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 2009년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처절한 실패로 이어지며 오히려 위안화 기반 시장의 역할이 더 커지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다루어진다.
김정은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온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경제 상황이 꼽히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저 ‘돈 벌 기회가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우리보다 더 중요한 곳'으로서의 북한의 실상을 배워가는데, 매우 적절한 첫 번째 관문으로 이 다큐가 추천을 받아 마땅해 보인다.
<84년생 김정은과 장마당 세대> 다시 보기: https://www.dailymotion.com/video/x6k7w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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