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엔진, '해외판매 급감' 또 분기 적자 [Company Watch]2015~2016년 수주부진·단가하락 여파, 수출액 85% 감소
심희진 기자공개 2018-07-03 08:13:43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2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D엔진이 외형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2015년에 이어 또 다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선박용 디젤엔진의 해외 판매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85%가량 줄어든 것이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HSD엔진은 이익률이 높은 LNG(액화천연가스)선용 엔진에 대한 수주를 늘려 수익 반등을 꾀할 방침이다.1983년 설립된 HSD엔진은 덴마크 만디젤(MAN Diesel A/S), 스위스 바르질라(Wartsila)와 기술계약을 체결하며 선박용 디젤엔진 사업에 뛰어들었다. 30여년간 선박엔진 한 우물만 판 덕분에 세계 시장 점유율 2위(25%)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는 디젤엔진을 이용해 내연 발전소를 건설 및 유지·보수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HSD엔진은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연평균 매출 1조900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으로 이익률이 15%안팎에 달했다. 중국뿐 아니라 남미, 러시아 등 신규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한편 제품 포트폴리오를 저속엔진에서 소형 저속, 추진용 중속엔진 등으로 다각화한 것이 주효했다.
위기는 2012년부터 찾아왔다. 한때 2조원이 넘었던 HSD엔진의 매출은 2012년 1조3800억원, 2013~2015년 7000억~8000억원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2년 700억원, 2013년 7억원으로 급감했다. 2014~2015년에는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저가에 수주한 선박용 엔진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HSD엔진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주력 제품인 선박용 저속엔진을 대당 34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평균 수주가격인 400만달러 대비 15%가량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진 조선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엔진 제조업체들에 제품단가 인하를 요청한 결과다.
HSD엔진은 수익 반등을 위해 저가수주를 중단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부실계약 종료에 따른 원가율 개선, 인력 조정 및 자산 효율화로 인한 판관비 감소, 디젤플랜트 발전사업으로의 다각화 등으로 HSD엔진의 수익성은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2016~2017년 매출액은 8000억원 안팎으로 예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2016년 42억원, 2017년 135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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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들어 HSD엔진은 또 다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086억원, 영업손실은 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HSD엔진이 1분기 손실을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HSD엔진 관계자는 "엔진 납품이 후공정 구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주물량이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1년에서 1년반정도 걸린다"며 "2015~2016년 선박엔진 수주가 부진했던 것이 현재 외형 축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해외 선주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1분기 선박엔진의 수출액은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1644억원에서 84%이상 줄었다. 제품 판매가격이 2017년 1분기 평균 386만달러에서 올해 356만달러로 약 8% 하락한 것도 악재다. 같은 기간 내수판매가 466억원에서 850억원으로 82%가량 늘었지만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자회사 두곳이 이익을 내지 못한 것도 HSD엔진에 부담이다. HSD엔진은 중국 다롄과 파푸아뉴기니 포트 모르즈비에 각각 'DMI'와 'DEPNG'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DMI는 저속엔진에 장착되는 부품인 베드플레이트(Bedplate)와 프레임박스(Framebox) 등을 생산하고 있다. DEPNG는 현지에 디젤발전소를 설립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지난 1분기 DMI와 DEPNG는 약 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DEPNG는 2015년 설립 이래 줄곧 자본잠식 상태다.
HSD엔진 관계자는 "DMI는 생산한 부품을 당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올들어 엔진 제조량이 줄어든 탓에 DMI 실적도 좋지 않았다"며 "DEPNG는 공사가 완료돼 올해 청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HSD엔진은 마진율 높은 LNG선용 엔진의 판매 확대에 주력해 수익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ME-GI(MAN Electronic Gas-Injection)엔진을 비롯한 LNG선용 엔진은 기존 제품보다 판매가격이 약 20% 비싸다. HSD엔진은 전체 매출에서 LNG선용 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6년 11%, 지난해 19% 등으로 매년 늘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LNG가 선박연료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ME-GI와 같은 이중연료 저속추진 엔진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두산엔진의 매출 실적에서 이중연료 엔진 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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