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경남제약, 정상화 해법 찾나 소액주주-이희철 전 회장 8월 따로 임시총회…경영진과 '표 대결' 임박
김세연 기자공개 2018-07-04 08:14:02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제약의 정상화 단초가 오는 8월 초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경남제약의 공개매각 인수합병(M&A) 추진이 불발된 상황에서 임시 주총이 경영 투명성 확보하고 거래 재개를 이룰 수 있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액주주와 이희철 전 경남제약 회장이 각각 예고한 별개의 임시주총 개최로 오히려 분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경영정상화 열쇠 '임총' 별개로 열릴까
창원지방법원은 지난달 25일 경남제약 주주인 정영숙외 3인과 이희철 전 경남제약 회장 등이 제기한 주주총회 소집허가를 허가했다. 같은 시기에 임시주총을 요구한 별개의 소집 요구를 모두 승인한 것이다.
소액주주인 정영숙 씨 외 3인은 지난달 7일 법무법인 시공을 대리인으로 선정하고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 주주총회 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정 씨 등은 임시주총을 통해 정관상 '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 관련 독소조항을 변경하고 현 경영진(류충효, 이창주, 김재훈)과 감사(황병섭)의 해임, 신규 사내외이사(김태헌, 진종철, 김용주, 서상원, 서정민, 진영석) 및 감사(길홍준)의 선임을 안건으로 내세웠다.
분식회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중인 이희철 전 회장도 일 주일 뒤인 6월 14일 이사선임 등을 부의 안건으로 제시하며 마산지원에 주주총회소집허가를 요청했다. 이 전 회장측은 사내외이사 후보로 김만환, 민기영씨를 각각 선임했다. 비상임이사로 자신의 딸인 이재영씨도 후보로 내세웠다.
쟁점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개최되는 임시주총이 별개의 건으로 연이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희철 전 경남제약 회장은 법원의 임총소집 허가 판결 직후인 지난달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주주명부 폐쇄를 요청했다. 구체적 일정 및 장소 등 주요 소집 결의는 추후 확정키로 하고 우선 주식명의개서 정지를 요청했다.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은 7월 11일, 명의개서정지기간은 7월 12일~16일로 설정했다.
또 다른 임시주총 소집 요구자인 정영숙씨외 3인도 이 전 회장의 명부폐쇄 요구가 있은 지 하루 뒤인 27일 임시주총개최를 위한 기준일과 주식명의개서 정지를 공고했다. 기준일은 7월 12일, 명의개서정지기간은 7월 13일부터 8월3일까지다.
이 전 회장과 소액주주가 모두 별개의 임시주총 소집계획을 밝힌 것이다. 물론 임총이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사전 협의에 따라 병합돼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오는 8월 초 연이어 두 차례의 임시주총이 개최되고 양측간 표 대결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임시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 경영진, 이희철 전 회장 복귀·해임 요구 '부담'
임시주총에서는 이희철 전 회장과 소액주주과 함께 현 경영진 역시 표 대결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현 경남제약 경영진인 입장에서 직무정지 가처분과 해임을 예고하고 있는 소액주주의 요구는 부담이다. 하지만 임시주총을 통한 이희철 전 회장의 복귀 여부도 만만치 않다.
경남제약 경영진이 지난해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 대해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당시 이 전 회장 등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벌인 분식회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1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을 상대로 50억원 규모의 예탁유가증권가압류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하며 꾸준히 대립 각을 세워왔다.
업계에서는 이희철 전 회장이 제기한 임시주총의 이사 선임안 통과가 사실상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측이 신임 이사진으로 선임한 김만환씨는 이희철 전 회장 재직당시 경남제약 영업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비상임 사외이사 후보인 이재영 씨는 이 전 회장의 딸로 미국에서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사외이사 후보인 민기영 씨 역시 이 전 회장의 소송 법률 대리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들 사내외 이사후보의 이사진 면면을 살펴보면 사실상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로 풀이된다. 실제 이 전 회장은 구속중이던 지난해 말에도 회사 측에 이들 측근을 등기이사로 선임해 줄 것을 제안하며 경영 복귀를 시도했다.
M&A 업계에서는 임시주총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지만 병합되지 않고 별개로 개최될 경우 거래 재개에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총이 마지막 방안이라고 가정할 때 소액주주와 이희철 전 회장이 제기한 임시주총을 병합해 진행하고 주주간 합의를 이끄는 것이 해법"이라며 "다만 이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경남제약의 경영 악화를 불러온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소액주주들이 수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 역시 해임 요구나 이전 소송 등의 부담을 고려할 때 선뜻 양측의 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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