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첫 테이프 끊는다 [유료방송시장 빅뱅]서초 매각 45만원→65만원 가격 올리기 성공…CJ헬로보다 먼저 매각돼야 유리
김성미 기자공개 2018-07-05 07:55:00
[편집자주]
유료방송시장 빅뱅이 임박했다. 27일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됨에 따라 업체간 M&A 걸림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부 통신사들은 케이블TV인수를 공식화했고 다른 경쟁사들도 준비 태세를 마쳤다. 유료방송시장을 둘러싼 케이블TV와 통신·IPTV업체간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에서 매물로 나와 있는 건 사실상 딜라이브 하나다. 딜라이브는 2015년부터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이라 올 하반기 예고되는 유료방송시장 재편 물결에 가장 먼저 편승할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규제 개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지난달 합산규제 일몰을 시작으로 유료방송시장을 둘러싼 각종 규제도 완화 기대감이 있다. 이같은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면 하반기 유료방송업체간 M&A에 속도가 날 수 있다.
딜라이브가 제대로 몸값을 받기 위해서라도 조기 M&A가 필요하다. 벤치마크 대상이 될 수 있는 다른 케이블TV M&A가 먼저 성사될 경우 몸값 높이기가 쉽지 않다. 딜라이브가 유료방송 시장 빅뱅의 첫 테이프를 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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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입장에선 이 정도 금액을 회수해야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문제는 최근 케이블업계의 몸값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점이다. 업계 1위였던 CJ헬로가 2016년 SK텔레콤에 인수될 당시 가입자당 가격이 약 45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시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환산하면 1조9400억원에 이른다. CJ헬로는 400만명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해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13%가량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딜라이브가 비슷한 수준에서 기업가치를 평가 받으면 1조원에도 이르지 못한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말 기준 20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7%미만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권역별 쪼개기로 가입자당 단가 올리기에 나섰다. 지난 3월 현대HCN에 서초권역 가입자 5만1000명을 335억원에 넘기면서 가입자당 단가를 65만원으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물론 서초권역은 디지털 가입자가 90%이상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실적 효자 지역인 영향도 있다.
올 초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알려지자 증권가는 또 다시 CJ헬로 가입자당 가격을 예측하고 있다. CJ헬로의 가입자당 가격은 디지털 60만원, 아날로그 25만원에 책정되고 있다. 평균 42만5000원 수준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논의할 당시 가격인 45만원보다 소폭 떨어졌다. IPTV가 유료방송시장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케이블TV 업체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감에 따라 가입자당 가치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CJ헬로가 이정도 기업가치로 M&A가 성사되면 딜라이브에겐 일종의 벤치마크가 생긴다. 이후 딜라이브의 가입자당 가격 올리기 협상은 쉽지 않게 된다. 딜라이브 입장에선 다른 케이블업체가 M&A되기전에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마디로 CJ헬로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야 손해 보지 않는 장사가 된다.
실적 면에선 상대적인 우위를 주장할 수 있다. 딜라이브는 CJ헬로보다 가입자 수는 절반이하지만 여전히 10%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매출 5979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포화와 성장 한계라는 상황에도 각각 1%, 8% 증가한 수치를 내놓았다. 케이블TV가 시장을 주도하던 시절 20%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던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 13%의 이익률을 이어갔다.
IPTV가 급성장하던 2012년 이후 25%에 이르던 딜라이브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21%, 2014년 21%로 떨어졌다. 2015년 또한 12%로 떨어졌지만 이후 2016년 12%를 기록하는 등 10%이상의 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CJ헬로는 케이블TV 외 알뜰폰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이미 영업이익률이 10%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 1조1199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을 기록해 이익률은 7%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케이블TV 업체 중 가장 먼저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서초권역 매각을 통해 시장 형성 가격 재조정에 나섰고 이제 통매각으로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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