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한진그룹 '악연' 계속된다 2016년 일감몰아주기 제재, 2017년 행정소송, 2018년 검찰고발 검토
김현동 기자공개 2018-07-10 08:28:24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9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첫 고발로 촉발된 공정거래위원회와 한진그룹의 악연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과정에서의 '부당성 요건'에 대한 재논의는 물론이고, 공정위는 당장 태일통상 등 위장 계열사에 대한 보고 누락 등을 이유로 조양호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9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는 사익편취 규제 개편방안을 논의하면서 부당성 요건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사익편취 규정 상 부당성 요건이란 '독점금지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2에서 대기업이 특수관계인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것을 말한다.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지난 2016년 11월 대한항공 등 3개 회사에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당시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과징금 부과에 반발해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2017년 9월 "공정위는 대한항공에 부과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취소하라"고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이 대한항공의 입장을 반영해준 것은 정상적인 거래와 비교했을 때 대한항공과 싸이버스카이 등의 거래가 '부당한 이익'의 제공인지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관련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취소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가 늘어난 배경에도 서울고법의 판결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의 대한항공 과징금 부과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된 후 혜택을 받은 총수 일가가 처음으로 고발된 건이었다. 공정위는 "2015년 2월 본격 시행된 사익 편취 행위 금지 규정을 적용해 부당한 부의 이전을 차단한 제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제 법률 행위의 효력이 취소되면서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이다.
공정위는 향후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과정에서 부당성 요건에 대한 수정보완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한진그룹과 관련해서는 지난 4월 대한항공 기내식 납품업체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최근에는 조양호 회장의 처남이 대주주로 있는 태일통상과 태일캐터링, 청원유통 등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 중이다. 이들 업체에 일감을 몰아줘 이익이 나도록 했으면서도 업체 명단을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 입장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재판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의 사활이 걸린 소송"이라면서 "공정위와 한진그룹의 악연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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