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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화학, 원자재 폭등 후폭풍 '적자 지속'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①작년 이어 올해도 영업적자, 해외계열사 수익 '안전판'

박창현 기자공개 2018-07-16 12:26:00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0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리우레탄 수지 제조업체인 '동성화학'이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출원가가 치솟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마나 원가 경쟁력이 높은 해외 계열사들이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동성화학은 원자재 수급 개선과 글로벌 폴리우레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동성화학은 1959년 9월에 설립된 국내 1세대 화학업체다. 1967년 주식회사로 전환됐으며, 1994년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됐다. 1988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며 국내 대표 화학사로 발돋움했다.

동성화학의 연혁이 곧 우리나라 폴리우레탄 수지 제조 사업의 역사다. 1981년 폴리우렌탄 수지 국산화에 성공한 아래 신발창용 폴리우레탄 수지 PUS(Polyurethane System)와 합성피혁용 폴리우레탄 수지 SCA(Polyurethane Resin for Synthetic Leather, Textile and Adhesive), 도료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구축했다. 2013년에는 고부가 신소재 '멜라민폼' 양산 체제를 완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켰다.

폴리우레탄 수지 소재는 자동차와 가구, 신발, 잡화용 합성피혁, 섬유코팅, 도료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쓰이면서 글로벌 산업 수요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 덕분에 동성화학 역시 최근 5년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발목을 잡았다. 폴리우레탄은 PPG와 MDI 등 화학 기초 소재를 원료로 생산되는 발포 제품이다. 따라서 기초 원료의 가격 변동에 따라 동성화학의 수익성이 좌우된다.

문제는 2016년 이후 핵심 원자재인 MDI 가격이 폭등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생산 업체들이 공장 폭발과 환경 규제 강화 여파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원자재 가격도 요동쳤다. 실제 2016년 3분기까지 톤당 3000달러 선에서 형성됐던 MDI 가격은 그해 4분기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국 완화 케미칼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직후다. 지난해에는 중국 환경 규제 강화와 독일 BASF 공장 폭발 사고로 인해 가격이 톤당 4000달러를 넘어섰고, 수급 불균형 장기화 여파로 올해는 톤당 5000달러를 넘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동성화학의 원가 부담 가중 요인이 됐다. 2015년과 2016년만 해도 동성화학의 별도기준 매출 원가율은 80% 초반대가 유지됐다. 이익 여유분이 충분했던 까닭에 영업이익도 매년 70억원 가까이 났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5%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자연스럽게 매출원가 부담도 늘었다. 당장 작년 매출원가가 1053억원에서 1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 늘었다. 매출원가율 역시 89%로 치솟았다. 결국 그 해 동성화학은 5억 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최고점을 향하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 매출원가율은 최근 5년새 가장 높은 92.7%를 찍었다. 매출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낮아진 셈이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올 1분기 9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 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수익성 악재 요인에도 불구하고 원가 경쟁력 높은 해외 계열사들이 그나마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줬다. 동성화학은 인도네시아(JDS)와 중국(GDJ), 베트남 (VDS) 등에서 폴리우레탄 수지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낮은 인건비와 물류 비용 절감 등 높은 가격 경쟁력 덕분에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도 지난해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인도네시아법인과 베트남 법인의 경우, 작년 순이익이 각각 31억원, 45억원에 달했다.

다만 올해는 기록적인 원자재 가격 폭등 여파로 다소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동성화학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분의 1토막이 났다.

동성화학은 올해 글로벌 메이커들의 신규 원자재 증설이 이뤄지면 가격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올해 에쓰오일과 금호석유화학이 각각 PO와 MDI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폴리우레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도 수익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성화학 관계자는 "올 1분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계속 반영되면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다만 하반기부터는 원자재 수급 안정이 이뤄지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법인과 해외 계열사 간 수익성 차이에 대해서는 "해외 계열사에 고마진 제품 포트폴리오가 많이 포진해 있고, 여기에 국내법인이 본사 업무까지 맡고 있어 비용 부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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