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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업 이연·바이로…"독점 권리" 해석 두고 극한대립 이연제약, 충주공장에 이미 800억 투자…"외부 상업생산 시 법적 대응" vs 바이로메드 "내년 GMP 생산 목표"

강인효 기자공개 2018-07-23 08:06:13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0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던 이연제약과 바이로메드가 14년 동업 관계에서 극한 대립 구도로 치닫고 있다. 이연제약이 지난해말 바이로메드를 상대로 유전자 치료제 등 특허권의 절반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두 회사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지난 11년간 보유해온 바이로메드 주식 전량을 처분하면서 지분 투자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에 99억원을 투자한 지 10년 만에 1103억원을 회수했다.

바이로메드는 최근 미국 DNA 생산시설 인수를 발표하며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면서 이연제약과 갈등이 극에 달하게 됐다. 이연제약은 '주주 여러분께 올리는 글'을 통해 바이로메드의 유전자 치료제 원료 독점 생산 권리를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만큼 바이로메드의 상업생산은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연제약은 이미 800억원을 들여 유전자 치료제 상용화 시 생산에 나설 준비를 했다. 바이로메드가 미국에서 치료제 생산에 나설 경우 이연제약의 투자는 물거품이 된다.

두 회사는 유전자 치료제 원료 독점 생산 권리를 서로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사법당국의 중재가 확정되기 전까진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로메드 연구원_20180720
바이로메드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바이로메드)
◇이연제약 99억 투자 후 1000억 회수…14년간 협력이 대립으로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와 지난 2004년 유전자 치료제 공동 개발계약을 맺은 이후 14년 동안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이연제약에 따르면 바이로메드와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이후 이연제약을 통해 상업생산에 나서는 게 계약의 골자였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에 2007년 7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40억원을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총 99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연제약은 2017년 11월 3일 바이로메드를 상대로 'VM202(개발명)'와 관련한 출원·등록 특허 지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연제약은 2004년 당시 계약서상에 명시된 계약 이행 내용을 바이로메드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VM202는 바이로메드가 개발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로 현재 미국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에 2004년 VM202 공동 연구개발 계약 체결 당시 계약서상에 명시된 △VM202 기술에 대한 50% 지분 △전임상 연구 및 임상 데이터 자료 △해외 공장에서 이뤄진 DNA 원료 및 완제 생산에 대한 자료 등을 요구했다.

이연제약은 지난 5일 투자수익을 실현하고자 보유 중이던 바이로메드 지분도 처분했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 주식 56만944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1103억원에 처분하면서 지분 관계도 정리했다.

바이로메드는 이연제약의 소 제기에 대응해 소송 각하를 신청하고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중재 신청을 했다. 바이로메드와 이연제약은 지난 2004년 VM202 공동 연구 개발계약 당시 양사간 분쟁이 있을 경우 '중재원을 통해 중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뒀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바이로메드 측은 이연제약이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바이로메드 관계자는 "이연제약이 계약서상 양사가 합의한 권리범위 밖에 있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연제약 측은 "2004년 이연제약과 바이로메드가 체결한 유전자 치료제 공동 개발계약으로 확보한 국내 생산 권한은 이연제약이 그대로 보유한다"면서 "바이로메드 주식을 취득했던 이유는 협력관계 강화뿐 아니라 투자 목적도 있었던 만큼 지분 관계와 특허 권리 요구는 별개다"고 밝혔다.
이연제약 충주공장 기공식_20180720
이연제약은 2017년 8월 29일 충주기업도시 내 신공장 건립부지에서 '혁신 유전자 치료제 대량생산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연제약은 2017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공장 건립에 총 800억원을 투자한다.(사진=이연제약)

◇'독점 생산' 권리 해석 두고 양사 이견…이연제약 '800억 투자' 무위될 수도

양사의 갈등은 독점 생산 권리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이다.

이연제약은 2004년 맺은 바이로메드와의 유전자 치료제 공동 개발계약에 따라 치료제의 국내 독점 생산 및 판매 권리와 전세계 원료 독점 생산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바이로메드가 개발 중인 VM20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상용화되면 이 치료제는 이연제약의 충주 신공장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8월 충주 공장에 총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신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바이로메드가 전날 인수한 미국 DNA 생산시설을 통해 진행 중인 미국 임상 3상 시료 생산을 하는 것까지는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당사와의 계약의무인 기술 이전을 무시하고 유전자 치료제의 상업 생산을 기획한다면 이는 계약을 위반해 당사의 권리까지 침해하는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로메드가 외부에서 유전자 치료제 상업생산을 진행하면 이연제약의 충주공장 투자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연제약측은 "VM 202의 상용화 이후 당사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임상 과정에서 사용된 데이터와 DNA 원료 및 완제 생산에 대한 자료 등이 모두 필요하다"며 "이는 앞으로 당사 공장에서 최종 생산될 제품이 임상 과정에서 생산된 제품과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인데, 바이로메드 측이 계약 이행 의무 사항인 생산기준에 대한 기술 이전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는 DNA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이 DNA 생산시설은 500리터(ℓ) 규모의 생산탱크(발효조)를 갖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이곳에서 유전자 치료제 DNA를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로메드는 올해 하반기에 이 생산시설에서 시범 운전을 거친 뒤 내년 상반기에 GMP 생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로메드의 이번 투자는 FDA가 인정하는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인 'cGMP'에 걸맞는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유전자 치료제의 상업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이로메드 측은 "이번 DNA 생산시설 인수는 이연제약의 원료 독점 생산 권리와는 무관하며, (계약서에 따르면) 이연제약이 바이로메드의 유전자 치료제 원료를 독점 생산하는 권리를 소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바이로메드 측은 이연제약이 독점 생산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은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 결정을 받게 된다. 중재원이 판결을 내리게 되면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돼 양사는 동일한 사안을 가지고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양측은 모두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이연제약 측은 "대한상사중재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고, 바이로메드 측은 대한상사중재원이 법과 원칙, 양사간의 합의한 내용에 따라 현명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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