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준·최윤범' 3세경영 엇갈린 성적표 [영풍그룹 전환기 공동경영]④영풍전자, 적자늪서 기사회생…고려아연 4년 연속 플러스성장
이경주 기자공개 2018-08-08 08:04:50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6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세준(사진 왼쪽) 코리아써키트 부사장과 최윤범(사진 오른쪽) 고려아연 호주법인 부사장은 각각 영풍과 고려아연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오너가 3세들이다. 그동안의 경영성적표도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전자계열사 영풍전자를 맡은 장 부사장은 업황 악화 탓에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반면 고려아연 호주법인을 맡은 최 부사장은 4년 연속 이익 성장을 달성하며 모회사 고려아연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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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부사장은 영동고 출신으로 미국 서든캘리포니아대(USC)에서 생화학을 공부하고 패퍼다인대에서 경영대학원(MBA)을 다녔다. 2009년 영풍 전자계열사 시그네틱스에 전무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1년 후인 2010년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계열사 영풍전자로 이동해 구매를 총괄했고, 2013년 초 대표이사가 돼 지난해 말 해임됐다. 현재는 PCB(인쇄회로기판) 계열사 코리아써키트에서 근무 중이다.
영풍전자는 장 부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 공교롭게도 순이익이 큰 폭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2012년 618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장 부사장 취임 첫해인 2013년 194억원으로 3분의 1수준이 됐고 2014년엔 7억원으로 또 다시 줄었다. 이후엔 적자가 지속됐다. 순손실이 2015년 127억원, 2016년 79억원이다. 국내 FPCB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출혈경쟁이 지속된 탓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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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장 부사장은 취임 마지막 해 애플공급 호재를 만나 기사회생을 할 수 있었다. 영풍전자는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에 필요한 터치스크린패널(TSP)용 RF-PCB(리지드플렉서블-PCB)를 납품했다. 영풍전자는 본래 RF-PCB 기술이 없었으나 영풍 전자계열사 인터플렉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납품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플렉스 역시 애플용 RF-PCB 공급사다.
덕분에 영풍전자는 2017년 당기순이익 504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장 부사장 취임전인 2012년(618억원) 수준까진 아니지만 오랜 부진을 끊는 데엔 성공했다. 다만 올해 1분기엔 영풍전자는 다시 순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저조로 부품주문을 줄인 탓이다.
장 부사장은 코리아써키트로 이동해선 전장 부품과 관련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관련법인이 신설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부사장은 고려아연 초대회장인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장남 데이비드 최는 경영에 관영하지 않고 있다. 최씨 2세들은 형제들이 많아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는 전통이 있다. 고 최기호 창업회장은 6남3녀를 뒀는데 큰아들은 일찍 죽고 최창걸·창영·창근·창규·정운이 번갈아 회장을 맡고 있다. 고려아연 회장직은 2002년 3남 창영을 거쳐 2009년부터 현재까지 4남 창근이 맡고 있다.
최 부사장은 최씨 3세들 가운데 영풍과 고려아연 지분이 가장 많다. 때문에 최기호 창업회장의 5남인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함께 차기 회장으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6남 최정운 서울대 교수는 학자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최창규 회장이 고려아연 회장직을 맡지 않는다면 다음 순번은 최 부사장이 유력하다.
컬럼비아대학원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최 부사장은 2014년부터 고려아연 호주법인인 선메탈스 코퍼레이션(SMC) 사장을 맡고 있다. 1991년 6월 설립된 SMC는 고려아연의 핵심 해외 생산거점 중 하나다.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스빌에 위치한 제련공장은 매년 아연 23만 톤, 황산 43만 톤, 기타 광물 20만 톤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13년 당기순손실 70억원을 냈던 SMC는 최 부사장 취임 직후인 2014년 순이익 319억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했다. 이후 순이익이 2015년 332억원, 2016년 429억원, 2017년 688억원으로 4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매출도 2012년 5358억원에서 지난해 8914억원으로 66.4% 증가했다.
최 부사장은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경영전략을 원가절감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SMC가 2016년 말 결정한 14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Sun Metals Solar Farm) 건립 프로젝트가 최 부사장이 주도한 결과물 중 하나다. SMC는 호주 전기료가 50~70% 인상되자 제련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수급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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