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車배터리 투자 확대할까 [Company Watch]2년만에 총부채 1.2조 증가…수익vs성장 '고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8-08-01 09:58:46
이 기사는 2018년 07월 31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재무구조 약화 흐름 속에서 수익과 성장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부채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올 들어 그 흐름이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을 봤을 때는 투자 규모를 줄이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동시에 재무구조까지 지켜내는 방안으로 최대한 현금창출능력(EBITDA) 범위 내에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31일 삼성SDI에 따르면 올 6월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5조1348억원이다. 이 기간 총 부채는 직전 분기보다 4377억원,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1조2365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부채 비중이 크게 늘면서 전년 말 37.5%였던 부채비율이 올 2분기 43.7%까지 올랐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2015년 말 부채비율(44.2%)과 비슷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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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부채 비중이 확대된 건 이 기간 차입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말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1조9631억원으로 직전 분기 말 대비 2947억원 증가했다. 2분기 1047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 실적을 올렸지만 대규모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현금 유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부족한 투자 재원을 외부 자금으로 충당했다.
삼성SDI의 영업 환경과 경영 현황을 볼 때 차입금 압박이 큰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2분기 말 기준 1조3106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들고 있어 순차입금은 6525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말까지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던 순차입금이 올 들어 확대되기 시작해 무차입 기조는 깨졌다. 하지만 연간 수익창출능력과 올 한 해 배터리 시장 전망 등을 볼 때 차입금 상환 부담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투자비를 가능한 한 EBITDA 범위 내에서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것이냐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성장에 집착해 수익성을 잃어버리는 잘못을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8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구조마저 약화됐던 경험을 떠올려 꺼낸 말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SDI는 올해 투자를 전년 보다도 크게 늘릴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 시장이 매년 30%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도 더 많은 배터리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 집중적인 투자가 올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EBITDA 범위 내에서라고 해도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상태로 분석된다. 올 1분기 기준 삼성SDI의 EBITDA는 2016억원 가량이다.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12.2% 증가한 1528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EBITDA는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 EBITDA도 안정적 흐름이 예상된다. 리튬과 코발트 등 전지에 사용되는 원소재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납품사들과 신규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추가적인 자동차 전지 납품 계약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해당 부문의 이익도 보다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측은 "시장 선점을 위해 지속적인 CAPA 증설이 필요하며 시설투자와 운전자금을 위한 자금조달에 있어서 일정부문은 회사채와 같은 외부조달을 활용해야겠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EBITDA를 통해 중장기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2017년 330억 달러 수준에서 2025년 1600억 달러 수준으로 5배 가까이 급속히 성장할 전망"이라며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계속적인 증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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