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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손실부담계약으로 1100억 비용처리 초기공급 계약에 원가변동 미반영…코발트 가격 상승하자 충당부채 급증

이경주 기자공개 2018-05-09 07:50:5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자동차전지 공급계약과 관련해 최근 2년 동안 1100억 원 수준을 충당부채로 계상해 손실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 자동차 전지를 수주할 당시 원재료가격 상승분을 고객사가 아닌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공급계약(손실부담계약)을 한 여파다. 자동차 전지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삼성SDI 손실처리가 늘었다.

8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는 2016년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1369억 원을 손실부담계약 관련 충당부채로 설정했다. 충당부채란 미래에 지출 가능성이 높은 비용을 추정한 것으로, 손익계산서상에 비용으로 처리되고 재무상태표상에선 부채로 계상된다.

삼성SDI 손실부담계약 충당부채 현황

손실부담계약 충당부채가 처음 발생한 것은 2016년으로 1073억 원이다.

이중 단기공급(1년 이내)과 관련된 유동 충당부채는 677억 원, 장기공급(1년 이상) 비유동 충당부채는 396억 원이다. 지난해에도 유동 충당부채가 296억 원 증가했지만 이는 전년 비유동 충당부채 일부가 유동으로 전환된 것으로 새롭게 설정된 것은 아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00억~150억 원 규모의 충당부채가 새롭게 반영된 것으로 증권가는 파악한다. 결과적으로 2016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1173억~1223억원 가량이 충당부채로 설정됐다.

2016년 이전에 수주한 자동차전지 초기 공급계약 때문이다. 당시 계약은 원재료가격 상승분을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였다. 이후 주요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삼성SDI는 상승분만큼을 손실로 처리해야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초 ㎏당 32달러에서 지난해 말 ㎏당 75달러로 오르며 연간 114%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가격이 추가로 26% 상승(㎏당 95달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는 사업보고서 주석에 "일부 장기공급계약에 있어 계약상의 의무에 따라 발생하는 회피 불가능한 원가가 당해 계약에 의해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익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해 초과액 추정치를 손실부담계약으로 계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손실부담계약 충당부채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97억 원으로 총 설정액(1091억 원)에서 972억 원 줄어든 상태다. 손실부담계약이 대다수 완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당부채는 비용지출 우려가 사라졌을 때에도 해소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손익계산서상 이익으로 다시 환입이 된다. 삼성SDI는 코발트 가격이 지속 상승해 왔기 때문에 지출 우려가 사라진 케이스는 아니다.

손실부담계약 충당부채는 내년까지 추가로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SDI가 지난해부터는 자동차전지 판가에 원재료값을 연동시키는 공급계약을 맺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이면 원가를 부담하는 공급계약은 모두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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