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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익재단]사회공헌 '척척'…거버넌스 개선 지적도[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이사 7명 중 4명이 푸르덴셜 그룹 전현직 출신

조세훈 기자공개 2018-08-03 08:38:32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1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족사랑, 인간사랑'. 푸르덴셜생명보험의 기업이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덕에 외국계 보험사로서는 사실상 가장 먼저 공익재단(2006년)을 설립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에서 돈만 버는데 열중하면서 사회 공헌은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오던 시기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5년간 당기순이익의 1.3%인 100억원을 재단에 출연했다. 눈여겨볼 점은 재단에 돈을 내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해 전사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장려했다. 다른 생보사보다 보험설계사들의 사회봉사 참여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다.

그러나 왕성한 사회 공헌 활동과 별개로 재단 지배구조(거버넌스)의 내부통제 취약성이 제기된다.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이 푸르덴셜 그룹 전·현직 출신으로 재단 운영의 합리적 견제가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 규모

◇푸르덴셜 그룹 전현직 인사 이사회 과반… 취약한 거버넌스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의 이사진은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커티스 장 푸르덴셜생명 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김한상 재단 상임이사가 회사 임원 자격으로 합류했다. 눈에 띄는 점은 푸르덴셜투자증권 출신들이 여전히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한화투자증권이 인수합병해 푸르덴셜그룹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정진호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대표이사와 백기언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부사장은 여전히 재단 이사로 남아있다. 특히 정 이사는 재단 출범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재단 이사회 과반수 이상이 광의의 범위에서 특수 관계자인 셈이다.

물론 이런 이사회 구성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특수관계자의 수를 제한하고 외부 추천 인사를 의무적으로 이사회 이사로 선임해야 하는 사회복지법인과 달리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은 주무관청을 여성가족부로 두고 있는 재단법인이기 때문이다. 이사 선임 권한이 재단에 위임되어 있단 얘기다.

그러나 재단 이사회 과반 이상이 푸르덴셜 그룹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경영진(이사장)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이 취약할 수 있다. 특히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은 이사회 구성원 및 회의록을 재단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회의록은 거버넌스와 자금 지출에 대한 의사 결정 현황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 척도다. 일각에서 재단의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정진호 이사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현재 '더웰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웰스인베시트먼트는 벤처 및 스타트업(start-up)을 지원해 기업 성장의 버팀목이 되어 준다는 '솔루션 캐피탈'을 지향하는 창업투자회사다. 백기언 이사 역시 재범 출범 당시 사회공헌파트 업무를 담당했으며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성이 있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 재무평가

◇봉사, 사업 모두 합격점…청소년 육성 주력

이사회의 거버넌스 취약성과 무관하게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의 운영 성과는 우수했다. 재단은 청소년 육성, 장학, 활동 및 복지증진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운영 방식은 재단이 돈만 내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사업을 직접 관할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재단 규모에 비해 많은 직원을 두고 있다. 재단 사무국 직원은 8명이며 등록된 자원봉사자수도 2374명에 이른다.

이런 노력덕에 여러 곳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다수의 보건복지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교육부 장관,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 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익법인 운영과 관련해 업계에 모범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비용 비율(목적사업비/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은 72.62%로 사무국 크기를 고려하면 적절했다. 순자산 공익목적사업 사용비율도 13.32%로 양호했다. 공익목적 수입증가율 역시 11.21%로 사업 규모가 커졌다.

안정적인 기부금도 사업 확대에 기여했다.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이 푸르덴셜생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규모는 2015년 20억원, 2016년 21억원, 2017년 23억원이다. 특히 2016년에는 푸르덴셜생명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4가량 감소했지만 기부금은 1억원 늘었다.

아쉬운 점은 공익사업 프로그램 증가 비율이 지난해보다 20%가량 감소했다는 것이다. 재단측은 10가지 사업에 달하는 공익재단 활동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프로그램 집행 비용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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