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가 의장을…독립성 강화했지만 [이사회분석]외풍 대비 시스템 갖췄지만 운영상 독립성은 의문부호
김성미 기자공개 2018-08-21 08:00:05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국내 최대 종합 통신 사업자다. 공기업으로 시작해 2002년 민영화를 선언했다. 민영화된 KT이지만 아킬레스건은 외풍이다. 공기업 때처럼 정부의 입김에 의해 CEO 인선이 좌지우지되고 낙하산 인사로 경영진이 바뀌는 걸 반복했다.이 같은 배경이 이사회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KT는 일찌감치 회장(CEO)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 중에서 맡고 있다. 외풍에서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자는 취지다.
이사회 구성도 사내이사 비중보다 사외이사 비중이 더 높다. 과반수 기준만 맞춰도 되지만 사내이사보다 2배 이상 많은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이사회 구성은 어느 기업보다 선진적이고 체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사회 구성이 외풍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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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황창규 회장이 대표이사를, 김종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종전까진 송도균 사외이사가 이사회의장을 맡았다. 대대로 사외 이사 중에 이사회 의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사외이사 비율은 73% 수준이다.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상 사외이사는 전체 이사의 과반수로 구성하면 된다. KT는 총 11명의 이사 중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이사회 안에는 총 8개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이다. 이 중 감사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세 곳은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됐다.
KT의 아킬레스건은 CEO 인선이다. 회장을 선임하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절차의 투명성을 갖추는 데 힘쓰고 있다. KT는 8명의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엔 사내이사중 구현모 사장이 참여하고 있고 회장추천위원회는 필요시 가동될 예정이다.
기존 경영진이 이사 선임 과정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제도적 장치다. 대부분 기업들은 대표이사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하면서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마련이다.
CEO 선임 과정도 세분화했다. CEO추천위원회를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바꾸고 역할 또한 지배구조위원회, 이사회 등으로 이관했다. CEO추천위원회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고 단계화한 것이다. 기존의 CEO추천위원회→주주총회 등 2단계를 거쳐 선임됐던 CEO 선임 과정은 지배구조위원회→회장후보심사위원회→이사회→주총 등 4단계를 거치도록 정관을 수정했다. 과정을 세분화하고 체계화해 외부 인사가 낙하산처럼 영입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했다.
KT의 이사회 구성은 과할 정도로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데 힘을 쏟았다.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고 경영진의 입김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실었다. 이같은 시스템을 갖춘 KT의 의사결정 구조가 독립적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이사회를 갖췄지만 실제 이사회 운영이 이에 걸 맞는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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