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2년만의 회사채 '사모'…AA+ 등급 무색 풍부한 시장 유동성 탓…우량기업조차 공모 조달 기피
전경진 기자공개 2018-08-21 08:55:3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칼텍스(AA+, 안정적)가 5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2년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다. 하지만 AA급 우량 기업임에도 공모가 아닌 사모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이 오히려 AA급 기업의 공모 기피를 부추겼단 지적이 나온다.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칼렉스는 이날 5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10년 장기물이다. 금리는 2.87%로 산정됐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GS칼텍스는 그동안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주로 공모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집중해왔다. 최근 5년새 사모채 발행이력은 2013년 한 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GS칼텍스는 국내 2위의 정유사로 매우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2014 년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3055억원을 기록하며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연속으로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실현하기까지 했다. 또 높은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수년간 부채비율 100% 이하의 안정적 재무 상태도 유지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운영자금을 충당할 목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는데 마침 우호적인 금리를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어 사모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풍부한 시장 유동성이 우량기업의 공모채 발행 유인을 경감시켰단 지적이 제기된다. 올 들어 장기신용등급을 평정받지 못한 기업들조차 사모 조달에 잇따라 성공하는 등 채권 투자 수요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AA급 기업이 10년 만기 장기물까지 사모 조달로 해결하면서 수요예측 절차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단 우려 또한 나온다. 신속한 자금 조달이란 기업 편의에 따라 시장의 금리 결정 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만기 10년 이상 장기 자금은 공모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며 "풍부한 투자 수요 때문에 우량 기업들마저 복잡한 수요예측 과정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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