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의장 '방통위'에서 '법무장관' 출신으로 [이사회분석]송도균 의장에서 김종구 의장으로…대통령 비서관 등 정관계 인사 비중 높아
김성미 기자공개 2018-08-22 08:06:22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민영 기업이다. 민영화된지 벌써 16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이사회 구성의 면면을 보면 여전히 공기업 잔재가 남아 있다. 이사회 시스템과 운영에 독립성을 확보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사회 내 정관계의 '몫'은 여전하다.KT는 황창규 회장, 구현모 사장, 오성목 사장 등 사내이사 3명, 김종구씨, 송도균씨, 차상균씨, 장석권씨, 이계민씨, 임일씨, 김대유씨, 이강철씨 등 사외이사 8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대표이사 대신 사외이사 중에 이사회 의장을 맡겨 회사 경영과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분리하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갖췄다.
사외이사 8명은 대외협력, 통신정책, ICT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출신을 따져보면 사외이사 중 4명은 정관계 출신이고 3명은 학자 출신이다. 1명은 언론인 출신이지만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쳤다. 가장 많은 비중을 둔 분야는 대외 협력 부문이다.
KT는 지난 3월 4년 만에 이사회 의장을 교체했다. 2014년부터 KT 이사회 의장 자리를 지키고 있던 송도균 이사는 김종구 사외이사에게 의장 자리를 넘겼다.
방송통신정책 전문가인 송도균 이사는 2012년부터 KT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의장 자리는 물러났지만 이사회 위원회 중 평가보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평가보상위원회는 황 회장의 경영에 대해 평가하고 이에 맞는 계약 조건 등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송도균 이사는 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MBC와 SBS에서 기자와 SBS 9시 뉴스 앵커를 지내기도 했다. 송 이사는 SBS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KT 이사회 의장 임기는 1년으로, 송 이사는 황창규 회장이 KT CEO로 온 해부터 네 번 연임에 성공하고 이번에 이사회 의장 직을 내려놨다.
송도균 의장의 교체를 두고 황 회장에 대한 외압와 연결짓는 해석도 나온다. 정권이 바뀌면서 KT에 정관계에서 CEO 교체 압박이 거세게 가해진 바 있다. 이에 대해 KT는 송 의장이 오랜 기간동안 이사회 의장을 맡아 자연스럽게 자리를 넘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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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이은 이사회 의장은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이다. 김 의장은 2014년부터 KT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KT는 김 이사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등 법무 직무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김 이사는 김영삼 정부 임기 말 법무장관을 지내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고 8개월 만에 자리에 물러났다.
송도균 의장에서 김종구 의장으로 의장직이 바뀐 정확한 속내를 알 길은 없다. 하지만 KT가 외풍에 취약하고 정관계 인사들이 이사회에 높은 비중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KT는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이강철씨, 김대유씨를 신규 선임해 대외협력 전문가를 강화했다. 이강철 이사와 김대유 이사는 각각 대통령 시민사회수석비서관, 경제정책 수석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공교롭게 모두 참여정부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KT는 이강철 이사와 김대유 이사를 각각 대외협력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이계민 이사도 대외협력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KT는 대외협력 전문가만 3명으로 늘렸다. 이계민 이사는 한국경제신문 주필 겸 편집제작본부장을 역임한데 이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금 이사 등을 맡았다.
이계민 이사는 KT에서 지배구조위원회 의원장을 맡고 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권한이 더욱 강화됐다. 회장추천위원회만 맡던 회장 추천 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배구조 전반에 관한 사항은 물론 사내외 회장 후보자군 조사 및 구성, 회장 후보 심사대상자 선정 등의 역할을 맡게 됐다.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8인 등으로 구성돼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강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사내 이사의 회사 경영과 독립적인 이사회 의사 결정이 균형과 견제를 이룬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사회 구성은 대외협력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있다. 외부에 취약한 KT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른 사외이사들은 학자 출신이다. 통신 및 ICT 직무 경험을 토대로 선임됐다. 장석권 이사(한양대 교수)는 통신정책 및 ICT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KT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보통신정책학회장, 한국경영과학회장 등을 역임한 장 이사는 KT의 회계 감사는 물론 업무 감사 등을 맡고 있다.
빅데이터, ICT 직무 경험이 있는 차상균 이사(서울대 교수)는 KT에서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계획, 전략, 결과 등에 대해 평가한다. 그는 현재 세계 최대 빅데이터학술대회 IEEE ICDE 집행위원회 위원,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장 등을 맡고 있다. KT는 통신을 넘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ICT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차 이사가 KT가 추진하는 신사업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다양한 조언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임일 이사(연세대 교수)도 기술경영과 ICT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KT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KT에서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내부거래에 대한 심사,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에 대한 심사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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