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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무분별한 영구채 발행 문제될 것" [2018 thebell 보험 Forum]이병건 DB금융투자 팀장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방안 필요"

원충희 기자공개 2018-08-24 15:07:0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2021년 보험상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전면 도입되면 보험사의 필요자본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리스크 축소와 자본확충을 위해 자본시장을 찾고 있다.

그러나 장기채권 매입을 통해 금리리스크를 줄이려 했던 보험사들은 턱없이 부족한 물량 때문에 곤혹스럽다. 주식시장에선 보험사 순자산가치를 불신하고 있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본확충도 여의치 않다. 고육지책으로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이 줄을 잇는 가운데 최근엔 이자지급능력이 의심되는 보험사까지 무분별하게 한국물 시장을 찾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병건 팀장
이병건 DB금융투자 산업분석1팀장(사진)은 23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8 더벨 보험 포럼'에서 'K-ICS와 자본시장의 대응' 주제로 발표에 나서 "생명보험사들이 증자보다 자본증권으로 몰리면서 신종자본증권이 너무 많이 발행되고 있다"며 "이익잉여금이 제로 수준인 회사도 발행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100% 자본으로 인정받는데다 증자 등에 따른 지분율 변동 위험이 없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부채성 자본인 만큼 이자비용 부담이 생긴다. 이자비용은 자본항목인 이익잉여금에서 나온다. 더구나 최근 한국물 시장에서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함에 따라 금리도 급등했다.

이 팀장은 적격수준이 아닌 보험사도 발행을 허용하고 있는 현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규제가 강화될지 모르지만 IFRS17이 실시되면 재무회계상 이익잉여금, 배당가능여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만약 콜옵션 행사를 한 곳이라도 못하게 될 경우 한국물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만기를 30년 정도로 잡고 있지만 보통 3~5년 콜옵션이 붙은 채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증권을 수십 년 동안 보유할 투자자들이 극소수이기 때문에 발행사가 조기상환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잉여금 부족으로 콜옵션 행사를 못하는 보험사가 나타날 경우 한국물 시장 전체가 평판위험에 휘말릴 수있다는 우려다.

그는 IPO를 통한 자본확충 방안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서 보험사의 순자산가치를 불신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 팀장은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삼성생명과 유럽기준으로 자산·부채를 관리해온 ING생명을 제외하고 생보주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보면 상장 초기에만 1배에 가까울 뿐 그 후로 계속 떨어져 지금은 0.5배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거의 변동 없는 점을 감안하면 ROE와 PBR의 관계가 불성립하고 있다"며 "보험사 자본비율에 대해 시장의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상품 만기와 매칭시킬 장기채권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보험사는 국내시장에 손꼽히는 장기채 투자자다. 보험사의 경영상태가 부진해지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는다.

이 팀장은 "장기국채 순발행이 연간 40조원 정도인 반면 생·손보 책임준비금 증가량은 50조원에 이르고 있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험업계 책임준비금 총액의 10분의 1만 재투자한다 해도 연간 90조원 이상이 필요한 만큼 자본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 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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