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감사·회계법인 갈등에 발 묶인 IPO 기업 [Market Watch]적정의견 지연, 예심청구서 제출 못해…감사·감리 이중고
피혜림 기자공개 2018-09-14 13:44:38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2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의 회계 감사를 둘러싸고 이해관계자의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지정감사인과 기존 회계법인이 일부 회계감사 항목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상장예심 청구를 목전에 두고도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이 나오지 않자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IPO 일정을 미루고 있다. 예심 청구 후에도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의 감리 절차를 기다려야 해 기업들은 회계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회계감사 '적정' 의견을 두고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기존 회계법인과 금감원이 선정한 지정감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회계 이슈로 IPO 발행사에 대한 감리 절차가 강화되자 지정감사 또한 타이트해지는 모습이다. 올 들어 금융당국이 IPO 청구 기업에 대해 사실상 전수 감리를 목표로 밝히는 등 감리를 강화하자 감리 대상이 되는 지정감사인 또한 신중한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넣을 수 없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정감사 절차를 넘지 못해 상장 일정을 미루는 IPO 발행사들이 올들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회계처리 사안을 두고 의견이 갈린 탓에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회계법인이 처리한 감사보고서에 대해 지정감사인이 적정 의견을 줄 수 없다며 의견 대립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지정감사 제도에서 막혀 IPO 일정이 지연된 기업은 주요 하우스별로 최소 다섯 곳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감사를 넘겨도 감리 절차가 남아있어 IPO 발행사들의 자금조달 일정은 더욱 뒤로 밀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등은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심을 통과하고도 한공회의 감리에 발목이 잡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상장 심사를 완화해 IPO 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하는데 또 다른 쪽에서는 지정감사와 감리 제도로 상장 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피해는 적기에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IPO 발행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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