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부재' 롯데케미칼, 신규 투자 혈 뚫릴까 [성장정체 롯데그룹 진단]②印尼 대규모 투자 '스탠바이'…내달 5일 항소심 선고 촉각
박기수 기자공개 2018-10-01 08:22:43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지난 3년간 경영권 분쟁과 사드 보복조치 등 안팎으로 소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이로 인해 그룹의 기반이자 주력사업인 유통·식품·호텔 부문의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벨은 정체기에 있는 롯데그룹의 현주소와 주력 계열사들이 그리는 청사진, 내우외환 극복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8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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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영 수업을 롯데케미칼에서 시작한 신 회장은 대규모 증설과 인수합병(M&A)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기업 위상을 그룹 내 핵심으로 격상시켰다. 롯데케미칼도 뛰어난 실적을 내며 경영자로서 신 회장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시켰다.
신 회장은 1993년부터 현재까지 롯데케미칼의 등기이사에 올라있다. 햇수로 따지면 25년째다. 그간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의 주요 경영사항을 직접 결정해왔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의 상무로 입사했던 신 회장은 1년뒤 비상장사였던 회사를 상장시켰다. 이후 2003년 현대석유화학, 2004년 KP케미칼 인수에 이어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직접 M&A하며 종합 화학 기업으로서의 발돋움을 시작했다. 특히 삼성 화학사 인수 당시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빅딜'을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순항하던 롯데케미칼과 신 회장이 암초를 만난 것은 올해 2월이다. 국정농단 연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6개월째 롯데케미칼을 이끄는 최종 결재권자인 신 회장은 부재중인 상태다.
화학 산업은 '조 단위 산업'으로 일컬어진다. 단지 들어가는 액수가 클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인력과 인프라를 사용하는 사업이기에 돈의 액수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위상이나 글로벌 인맥 등도 중요점으로 여겨진다. 그 정점에 서있는 최종 결재권자인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우고 있는 셈이다.
신 회장 부재로 롯데케미칼의 미래 투자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신규 투자건인 인도네시아 폴리에틸렌 유화단지 건설건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은 신동빈 회장이 석방된 이후 재개될 것"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말 롯데케미칼은 실적발표회를 통해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규모만 4조~5조원에 해당한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직접 "인도네시아 폴리에틸렌(PE) 시장점유율 1위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만 톤 규모의 NCC 공장 기초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1위 자리를 다투는 LG화학은 구광모 회장 부임 이후 투자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LG화학은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에 나프타분해시설 80만 톤과 고부가 폴리올레핀시설 80만 톤을 증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의 눈은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기일인 다음 달 5일로 쏠리고 있다. 검찰은 현재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한 상태다. 롯데그룹과 롯데케미칼로서는 항소심에서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구속상태에서 풀려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 ECC 합작사업 등 기존의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나 신규 사업의 경우 총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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