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김상조 위원장 재편 주장 '권력남용' vs '권한행사' [지배구조 시험대 오른 삼성]시민단체 '과도한 압박' 고발장 제출…검찰 수사 곧 시작될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8-10-02 07:39:03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1일 14: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삼성 지배구조 재편을 부당하게 압박했다는 게 주 고발 사유다. 고발인 측은 김 위원장이 공정위 입지를 악용해 부당하게 이를 강요했다고 주장 중이다. 김 위원장이 올 들어 언론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관련 언급을 지속해 내놓은 걸 문제 삼았다.

일부에서는 시장 질서를 감독하는 공정위원장으로서 당연히 밝힐 수 있는 소신이란 평가도 있다. 반면 법적인 문제가 없는 사안을 두고 자신의 소신을 이유로 삼성 지배구조 재편을 압박한 것이기 때문에 권력을 남용한 것이란 지적도 역시 있다. 이번 시민단체가 고발한 내용은 결국 후자에 대한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순환출자 해소·지주사 전환 "왜 해야 하나"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한변) 등이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을 확인해본 결과 사유는 크게 직권남용과 강요 두 가지다. 김 위원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삼성 지배구조 재편 소신을 밝힌 게 직권남용이자 강요죄에 해당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복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삼성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오랫동안 지속해왔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주장 요지다. 삼성은 순환출자 고리를 최근 해소하기도 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전기는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지난달 전량 매도했다. 삼성이 김 위원장 등 정부 압박으로 서둘러 순환출자를 해소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당장 삼성물산 주주들이 이로 인해 손해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가 내림세를 걷기 시작한 탓이다. 삼성화재와 삼성전기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회손실을 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지속해 따라붙을 수 있는 종목이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그 기회를 노릴 수 없게 됐다.

시민단체가 김 위원장을 상대로 문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소장에서 순환출자 구조는 위법사항이 아님에도 김 위원장 압박에 따라 삼성이 관련 지분을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변은 소장에 "공정거래위원장은 특정기업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물론 개정안도 입법예고만 돼 있는 상태에서 위원장이 정당한 권한 이외의 공권력을 행사해 삼성을 압박했다"고 적시했다.

◇외압이냐 아니냐…검찰 손에 넘어간 '공'

한변이 김 위원장을 고발한 핵심 사유는 순환출자 고리 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압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위원장이 권한을 남용해 삼성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법하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8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말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당시 "삼성이 3년 내 지주회사 전환을 안 하면 영원히 못하고 이는 이재용 부회장 결단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삼성에 지주사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제단체에서 활약하던 당시부터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삼성 지배구조 재편안은 단순하다. 삼성물산을 사업회사와 삼성생명 주식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나누거나 삼성생명을 사업회사와 삼성화재 등 주식 보유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다. 삼성전자 역시 사업과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한다. 인적분할한 투자회사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겨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clip20161006152542

정작 삼성은 김 위원장 주장대로 지배구조를 재편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 지배력 확보에만 적어도 30조원 넘는 돈이 들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강제할 수 없는 문제다. 결국 지주사 체제 전환보다는 현 체제를 그대로 끌고 가는 게 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현행을 유지해도 당장 큰 무리가 없다. 반드시 이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법안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유예기간이 충분하다. 삼성 입장에서 당장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할 이유가 많지 않음에도 김 위원장이 이를 지속해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변은 소장에서 "개정안도 입법예고만 되어 있는 상태로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이상 통과가능성도 지극히 불투명하다"며 "피고발인(김 위원장)이 정당한 권한 외 공권력을 행사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으로 하여금 의무에 없는 지주사 전환을 하게 만들고 경영권 행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한을 지닌) 공정위원장이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법조항이 향후 어떻게 바뀔 수 있으니 삼성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사적 견해는 충분히 밝힐 수 있다고 본다"며 "(한변이 제기한) 문제들이 지엽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위법성을 따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고발로 김 위원장의 삼성 지배구조 재편 압박 논란은 이제 검찰에서 위법 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서 이번 사건 수사를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 직권남용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 지배구조를 둘러싼 사적 발언을 당분간 자제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