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포장, IMM PE 인수 후 실적 '수직 상승' [제지업 생존전략]①고지값 하락 호재에 빛난 고강도 구조조정 '선택과 집중'
박기수 기자공개 2018-10-10 08:35:05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4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인수 후 3년. 태림포장이 역대 최고급 실적을 내고 있다. 경영권 매각 이후 이뤄진 공격적인 구조조정이 빛을 봄과 동시에 고지값 하락이라는 외부 호재까지 겹쳤다.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태림포장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각각 3068억원, 187억원이다. 순이익은 171억원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6.11%, 5.58%로 집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 187억원은 IMM PE가 인수했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2015년 7월 IMM PE가 출자한 회사인 트리니티원을 최대주주로 맞은 태림포장은 당해 영업이익 20억원, 2016년 90억원, 지난해 33억원으로 3년간 총 143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 반년 만에 지난 3년간 벌어들였던 영업이익보다 44억원을 더 번 셈이다.
1976년 정동섭 전 회장이 설립한 태림포장은 지난해 매출 5657억원을 기록한 골판지업체다. 정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승계'가 아닌 기업 매각을 택했다. 업계에는 매각의 이유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해 기업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인수 후 태림페이퍼 상폐→자회사 공장 양수 '선택과 집중'
태림포장이 '역대급'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꼽힌다. 본업인 골판지업 역량을 강화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약한 사업부문은 과감히 처분했다.
태림포장 경영권 인수 후 먼저 IMM PE는 당시 함께 인수했던 태림포장의 자회사였던 태림페이퍼(당시 동일제지)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태림페이퍼의 관계기업 지분(△동일팩키지(제지·가공지 제조인쇄업) 49% △제이타우젠트(골프장 운영업) 25% △대성강화판지(부동산 임대 및 골판지 제조·판매) 10% △코렌소코리아(가공지 제조) 15.3%)을 정리했다. 결국 2016년 8월 태림페이퍼는 최종 상장폐지됐다.
동시에 IMM PE는 태림포장의 비핵심 자산도 매각한다. 태림포장 역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제이타우젠트와 동일팩키지를 각각 209억원, 199억원에 매각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했다. 반대로 핵심 계열사였던 월산과 동원제지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지분율을 각각 32.6%, 25.5%에서 49.9%, 50.1%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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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인 2016년 10월, IMM PE는 구조조정 2단계로 태림포장이 보유한 월산과 태림페이퍼의 지분을 유상감자로 소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관계가 끊어지고 트리니티원이 각각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의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가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태림포장은 유상감자의 대가로 자금 대신 월산(청원·마산2공장)과 태림페이퍼(파주공장)의 골판지상자 및 원단 사업부에 대한 양수 계약을 맺었다. 유상감자 대가로 돈 대신 공장을 받으며 골판지 사업에 대한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셈이다. 실제 공장 양수도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간 지난해의 경우 매출 5657억원으로 2016년 매출 3779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49.7%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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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값 하락에 '호황기'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져놓은 태림포장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호재까지 맞았다. 골판지의 원료로 쓰이는 고지(폐지)값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이윤 스프레드가 커졌다. 지난해 말 1kg당 144.4원을 기록하던 고지는 최대 수입처인 중국이 수입 제한 정책을 펼침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올해 8월 63.4원까지 하락했다. 비단 태림포장뿐만 아니라 아세아제지 등 국내 골판지업체들이 모두 미소지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골판지 상자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해 기준 태림포장의 골판지 상자 시장 점유율은 16.9%로 2016년 12.2%에 비해 4.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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