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쓰나미 재앙에 위기 내몰린 인도네시아 경제
고영경 박사공개 2018-10-05 18:42:41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5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를 덮친 강진과 쓰나미로 10월 2일 현재 1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지 구조 활동이 진행될수록 공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2억이 넘는 인구와 막대한 천연자원 덕분에 1980년대부터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국가 그룹에서 빠지지 않던 나라, 인도네시아. 그러나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자연재해와 테러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으며 번번이 뒤로 물러서야 했던 나라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했던 재난 앞에 인도네시아는 올해도 그 같은 상황을 재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2일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는 최저치로 하락했다. 달러당 1만5000루피아를 넘어선 것은 1998년 금융위기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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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불의 고리' 위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활화산만해도 127개나 품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에 따르면 2015년 접수된 자연재해가 1732건, 2016년에는 2384건으로 증가했으며 작년엔 2341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생한 지진은 모두 6,893회이며, 여기에 787차례의 홍수와 716회 태풍이 이 거대한 섬나라를 거쳐갔고, 이에 따라 614차례의 산사태가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이번 술라웨시 참사는 2004년 12월 수마트라 아체 지진에서 비롯되어 인도양을 강타한 쓰나미를 떠올리게 한다. 인도네시아를 비롯 인도와 스리랑카, 태국 등 12개 국가에서 23만명 이상 사망했다. 97-98년의 경제위기를 겨우 회복한 상황에서 덮친 재앙이었지만, 인도네시아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수마트라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 후, 아체 지역의 반군이 30여년간 지속된 내전을 종식하고 휴전을 선언했으며, 유도요노 당시 대통령은 여러 정상회담을 통해 50억달러 이상의 구호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쓰나미 피해와 발리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2005년 인도네시아는 5.6%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각 피해 지역이 산업의 중심지가 아닌 낙후된 지역이었다는 사실이 있다. 온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던 사건들이지만, 경제적 손실은 그만큼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의 인도네시아는 2004년 당시보다 더 큰 어려움과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기 경보 시스템을 통해 쓰나미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과거의 교훈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술라웨시는 세계 최고 다이빙 포인트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고무와 니켈 등 자원의 보고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팔루는 11개 정부가 지정한 특별경제구역 가운데 하나로, 물류와 광업, 농업을 결합시킨 최초의 복합산업허브 모델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체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아시안 게임을 치른 정부에게 복구비용은 엄청난 부담이다.
관광산업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내세운 경제성장 목표치 7%도 달성하기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 불안, 미국의 금리상승 등 외부 압력에 금리인상 카드로 대응해왔던 인도네시아 경제는 천재지변으로 또 한번 도전을 맞고 있다.
내년 대통령선거 레이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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