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글로벌·신사업 '집중 투자' [식음료 명가 재발견]④"4년간 2.4조 투자·2020년 5.5조 연매출" 목표…재원 마련 관건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16 08:21:3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수적인 '우보(牛步)경영'으로 알려져 있던 삼양그룹이 사업포트폴리오 혁신을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요 계열사의 설비투자 금액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 그룹은 총 2조4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해 2020년까지 연매출 5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윈2020(WIN 2020) 프로젝트'를 선언하고 중장기 혁신을 추진해왔다.◇식품·화학 사업 부문, 고기능성 소재 '주목'
올해 김윤 회장은 식품·화학·의료·패키징 등 4대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진출', '고기능성(스페셜티) 제품' 확보, '신사업 추진' 등 3대 사업 방향을 제시하면서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했다.
식품과 화학 사업부문에서는 고기능성 소재를 합성해내기 위한 연구개발과 초기 상용화 작업이 한창이다. 주요 사업회사인 삼양사는 지난해 950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880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연구개발(R&D)을 위해서는 연간 매출의 약 0.8% 수준인 16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식품 사업부문은 설탕이나 밀가루 등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범용 소재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원가 상승, 수요 감소로 원당 등의 매출이 정체함에 따라 고기능성 소재 개발로 분야를 넓혔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능성 당과 식이섬유다.
식품연구소가 운영하는 소재개발 프로그램에서는 전분당을 비롯한 기능성 당류 및 기능성 식품소재를, 솔루션센터는 당류저감 제품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설비투자도 활발해졌다. 올해 상반기 삼양사의 식품 부문의 설비투자는 747억원으로, 이는 42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설비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삼양사 화학 부문은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대하면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한 복합 신소재 제조에 화력을 집중했다. 지난 해 12월에는 KCI를 700억원을 들여 인수합병하면서 계면활성제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
페트(PET) 패키징 사업을 하는 삼양패키징은 삼양사 화학 부문에서 출발했지만 2014년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상장까지 성공했다. 상장 직후 삼양패키징은 설비투자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에도 삼양사 수준의 760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808억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0.6% 수준인 약 19억원이다.
의약바이오 부문에서는 삼양바이오팜을 통해 투자를 확대 중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지난해 10월 수술용봉합사 원재료 업체 메디켐의 지분 92%를 20억원에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모색했다. 같은 시기 보유한 JB금융지주 지분 전량을 774억원에 삼양사에 매각하면서 투자 실탄을 확보했다. 최근 8월에는 미국 보스턴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바이오신약 개발에 직접 나섰다.
◇4년간 2조4000억원 투자, 재원 마련 ‘과제'
삼양그룹이 4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힌 2조4000억원은 삼양그룹 전체의 연매출을 상회하는 규모다. 연평균 6000억원에 이르는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김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려면 현금 흐름 관리가 필수"라며 장기 투자를 위한 현금 유동성 관리를 강조했다.
다만 그룹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그룹은 회사채를 발행하고 삼양패키징을 상장시키면서 일부 투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투자 지출이 가파른 속도로 확대된다면 회사로서는 새로운 자금 출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진다. 올해 6월말 기준 17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으로는 한해 투자를 진행하기도 부족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그 정도의 투자자금을 조달 하려면 회사가 가진 현금만으로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채권 발행이나 증자, 외부 투자가 검토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