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 '식품→ 화학'으로 기운 무게추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②올해 상반기 부문별 매출·이익 '역전'…김윤 회장, 청사진 현실화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12 12:52: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5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은 2011년 지주사 출범 이후 식품 사업부문 매출이 정체를 거듭하는 반면, 화학 부문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삼양홀딩스는 연결 매출 기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 5.6%, 영업이익률 3.2%로 비교적 양호한 성장을 거듭해왔는데, 늘어난 매출 대부분은 화학 사업에서 나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학 사업부문의 매출 기여도는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식품 부문을 역전했다.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2011년 삼양사를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삼양사, 삼양바이오팜 등 계열사로 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계열사별로 화학·의약·식품·팩키징 등 사업부문별 전문화를 통해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소재분야를 중심으로 화학 부문을 육성해 글로벌 제조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지난 7년간 삼양그룹은 김 회장이 제시한 방향 대로 사업 영토를 천천히 확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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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부문 실적, 식품 부문 처음 역전…수익성은 화학>식품
7년이 지난 현재 삼양그룹의 식품사업과 화학사업의 부문별 실적은 변화가 뚜렷하다. 지주사 출범 이듬해인 2012년 전체 매출의 각각 70%, 24%던 식품과 화학 사업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45%, 49%로 변화했다. 화학사업부문이 식품부문을 매출 규모나 손익 면에서 모두 따라 잡은 것이다.
2016년부터 식품사업부문으로 통합 집계된 무역사업부문 매출을 합산하면, 2012년 1조4200원대였던 식품 부문 매출은 2013년 1조6700억원대로 늘었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에는 1조2000억원대 초반으로 감소한 후 답보하고 있다. 부문별 손익 역시 지난 6년간 매출의 5% 미만인 600억원 선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설탕의 원재료가 되는 원당 가격 상승으로 부문손익이 104억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화학 사업부문은 2012년 매출 5000억원에서 2014년 9000억원, 2016년 1조1000억원으로 연 평균 약 20%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부문 손익은 지난해에 631억원으로 식품부문 손익을 처음 따라잡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65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부문 손익과 매출 양 측면에서 모두 식품부문 실적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458억원의 부문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도 20%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같은 속도대로 성장한다면 올해 삼양홀딩스는 식품그룹에서 화학그룹으로 재탄생하는 원년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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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시행착오' 식품사업…B2B 중심 안정적 실적 이어가
삼양그룹의 식품사업은 크게 삼양사를 통한 설탕과 밀가루, 유지 등 식품소재사업과 삼양 F&B를 통한 외식업 등으로 구성된다. 제당, 전분당과 제분, 유지 사업은 내수 수요가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도 주로 내수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기초 식품 소재산업 특성상 가격 인상은 제한되는 반면 공급 경쟁은 치열한 저성장 산업이라는 특징이 있다. 매출은 주로 B2B 매출에 집중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식품 부문의 성장의 동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통적인 B2B 시장 외에도 B2C 시장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등 다각적인 시도를 해왔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머핀믹스를 출시하며 홈메이드믹스로 B2C 시장에 처음 발을 디딘 데 이어 2002년에는 새로운 통합 식품 브랜드 '큐원'을 선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힘썼다. 외식업에도 관심을 보여 2003년부터 운영해오던 유기농 브랜드 '구텐모르겐'과 카페형 외식업체 '믹스&베이크'에 이어 2006년에는 계열사 삼성제넥스를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을 판매하는 헬스·뷰티 통합 브랜드 '어바웃미'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식품사업에서 B2C로의 확장 시도는 노력에 부응하지 못했다. 구텐모르겐과 믹스&베이크는 사업을 접었다. 외식업을 영위하는 식품 계열사 삼양에프앤비의 매출은 2015년 560억, 2016년 405억원, 지난해 215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적자기조도 매년 이어져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80억원을 기록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삼양그룹 조직 체계의 특성상, 식품사업에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른 변화를 요구하는 B2C 사업보다는 B2B 사업에 적합한 구조"라며 "B2C 확장보다는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그룹의 미래를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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