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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홀딩스, 안정적 친족경영 비결은 [식음료 명가 재발견]③8년간 소유권·경영권 불일치…4代는 김건호 팀장 독주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15 08:33:51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8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홀딩스는 2011년 지주사 출범 이후 오늘날까지 경영권은 김윤 회장이, 소유권은 김원 부회장이 갖고 있다. 이는 오너가 회장이 지주사 최대주주를 겸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품 중견기업과도 뚜렷이 구분된다.

소유권과 경영권의 불일치가 뒤집어지지 않고 수년간 이어져온 배경에는 삼양그룹의 안정적인 친족 경영이 있다. 형제가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고, 대권을 자식이 아니라 조카에게 물려주는 선대의 전통이 대를 이어 신뢰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너 4세가 경영수업에 들어가면서 이같은 방식이 다음 세대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양홀딩스의 지분은 오너가 특수관계인 27인과 수당재단이 총 42%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그룹의 중심은 창업주인 수당 김연수 명예회장의 손자인 김윤(65)·김량(63)·김원(60)·김정 4인의 회장단이다.

◇소유권·경영권 불일치…안정적인 사촌경영 체제 반영

1988년 창업주의 장남인 고 김상홍 명예회장은 동생 김상하 회장(92)에게, 김 회장은 2011년 조카인 김윤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물려줬다. 김윤 회장이 대권을 물려 받으면서 선대의 '형제경영'에 이어 동생 김량 부회장과 사촌동생 김원, 김정 부회장으로 구성된 '사촌경영' 체제가 확립됐다.

김윤 회장이 경영권의 핵심을 보유한 반면, 소유권의 분배는 다르게 나타난다. 삼양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상하 전 회장의 장남인 김원 부회장(5.81%)이다. 2대 주주는 5.28%를 보유한 김원 부회장의 동생 김정 부회장이다.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은 사촌 동생들을 이어 3, 4대 주주로 명부에 올라있다.

김원 부회장은 1999년 처음 김상홍 명예회장과 김상하 회장의 수증을 거치면서 김윤 회장과 공동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곧이어 2000년 초 6만주 장내매수를 통해 사촌형을 제치고 지분율 3.67%를 보유한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이 순위는 2011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도 변함없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김상하 회장으로부터 추가 증여를 통해 5.81%까지 지분을 높였다. 반면 김윤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 5.1%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였으나 올해 상반기 중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3대주주로 내려갔다.

업계에 따르면 사촌형제가 소유권과 경영권을 나눠가진 것은 삼양그룹 친족 경영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김윤 회장은 20여년에 걸쳐 최대주주 자리를 탈환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김상하 회장은 2011년 최대주주인 아들이 아닌 조카 김윤 회장에게 회장직을 승계했다. 김상홍 명예회장과 김상하 회장이 각각 정반대의 성격과 장점을 기반으로 '형제경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처럼, 후대 회장단은 각각의 전공과 역할을 살려 그룹을 함께 키워왔다.

◇우애 좋은 '사촌경영', 후대에도 이어질까…4대 김건호 팀장 지분율 돋보여

업계는 2대, 3대에서의 형제경영, 사촌경영이 4대의 '팔촌경영'으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한다. 혈연관계지만 거리가 멀어졌고, 연령대도 비교적 다양해진만큼 소통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분산될 확률보다는 집중될 경향이 크다.

현재 오너가 4대에서는 김윤 회장과 김량 회장의 아들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돋보이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건호 팀장(35), 김남호 씨(32)의 지분율은 회장단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20대인 김량 회장의 장남 김태호 씨의 지분율도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장손 김건호 삼양사 팀장의 지분율은 2%대로 현재 4대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 팀장은 1999년 할아버지로부터의 수증을 통해 1.43%의 지분율을 형성한 후 내년 꾸준한 장내매수와 신주인수권행사, 주식배당 등을 통해 1.91%까지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2011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2.48%까지 높였었다.

김건호 팀장은 현재 삼양사 화학 사업부문에서 주요 품목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의 해외영업 업무를 맡고 있다. 화학 부문의 글로벌 영토 다지기가 그룹의 핵심 사업이라는 점은 그가 맡은 역할을 가늠케 한다. 김 팀장을 제외하고 동생인 김남호 씨나 사촌 김태호 씨는 아직 학생 신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4대 중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은 김 팀장이 유일하지만, 김 팀장이 그룹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윤 회장을 필두로 한 회장단의 연령대가 60대 초중반으로 아직 젊고 김상홍 명예회장에서 동생인 김상하 회장으로 그룹의 대권이 승계됐던 선례가 있기 때문에 경영권은 삼촌들에게 먼저 돌아갈 확률이 크다. 실제로 김상하 회장은 23년 동안, 선대 김상홍 명예회장은 13년동안 회장직에 재임했고 앞서 사장직도 각각 11년, 23년 동안 수행했다. 김 회장은 승계를 앞두고 15년간 사장과 부회장을 맡으면서 숙부를 보좌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김건호 팀장이 회사 내에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실무를 익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후대 경영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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