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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서 IT·바이오로' 벤처투자 새 패러다임 열어 [한국투자파트너스 성공 DNA]①모바일·콘텐츠·게임 등 '블루오션' 개척, 운영자산 '3조' 고속성장

정강훈 기자공개 2018-10-29 08:26:45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벤처펀드 운용자산(AUM) 1조원을 넘어섰으며 해외펀드·PEF를 포함한 AUM은 올해 3조원을 웃돈다. 국내 시장을 제패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중국에 이어 미국·싱가포르·이스라엘 진출을 선언했다. 진정한 '글로벌 벤처캐피탈'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성공 비결과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5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탈이다. 벤처펀드 운용자산(AUM)은 1조5000억원으로 2위 그룹의 2배 수준이다. 투자 가능한 실탄만 5000억원으로 웬만한 중견사들의 AUM을 넘어선다. PEF를 포함하면 전체 AUM은 2조원대에 진입한다.

한투파는 단순히 몸집만 큰 업체가 아니다. 벤처캐피탈로서 '야성'을 잃지 않은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로 유명하다. 한투파 심사역들의 투자 네트워크와 딜소싱 능력은 업계에서 정평이 나있다. 여기에 경영진의 기획 능력과 관리본부 관리 역량이 맞물려 고속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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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파의 출범은 1986년으로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제정과 함께 한신기술개발금융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 SBI인베스트먼트(당시 한국기술투자)와 더불어 창업투자회사로서는 가장 오래된 회사 중 한 곳이다. 이후 1996년 동원창업투자, 2005년 한국투자파트너스로 사명을 바꾸며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30년 업력을 지닌 한투파가 왕좌에 앉은 것은 대략 2010년대 초반이다. 대형사 틈 사이에서 경쟁하던 한투파는 2010년대 들어 괄목상대할만한 성과를 냈고 2012년엔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제치고 벤처펀드 운용자산(AUM) 1위에 올랐다. 투자 규모도 시장에서 1~2위를 다퉜다. 한투파는 이후 다른 경쟁사들에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격차를 벌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 과감한 블루오션 개척 전략…카카오·YG엔터 '잭팟'

한투파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정상에 우뚝선 비결은 무엇일까. 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정확하게 포착하면서 투자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한 게 큰 역할을 했다. 과거 벤처투자 업계는 제조업 투자가 중심이었다. 삼성, LG, SK 등 모바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의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품·장비 등 IT 하드웨어 업체들이 큰 수혜를 입었다. 벤처캐피탈들은 설비 확장이 필요한 제조업체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회수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제조업 밖으로 눈을 돌리면 훨씬 더 큰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급성장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이 대표적이다. 게임·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콘텐츠, 바이오 등 수십배의 '잭팟'이 가능한 블루오션이 하나씩 형성됐다. 벤처캐피탈 중 이러한 변화를 정확하게 포착한 선두주자가 바로 한투파였다.

한투파가 당시에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대표적인 종목은 카카오, YG엔터테인먼트, 더블유게임즈 등이 있다. 각각의 산업 분야에서 큰 의미를 갖는 투자들이다. 카카오는 한투파가 50억원을 투자해 800억원 가량을 회수한 사례다. YG엔터테인먼트에 74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였던 한투파는 약 690억원 가까운 금액을 거둬들였다. 더블유게임즈는 100억원을 투자해 13배를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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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공룡 IT 기업이 된 카카오가 한투파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이다. 당시 카카오는 변변한 수익 모델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 제조업 및 소비재 산업에 익숙한 벤처캐피탈로선 당장의 매출은 커녕 향후의 수익 모델조차 명확치 않은 모바일 서비스는 투자 대상이 아니었다. 한투파 역시 카카오 투자를 두고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이 심했지만 과감하게 블루오션에 뛰어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잭팟'을 터뜨렸다.

카카오를 계기로 벤처캐피탈들은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은 매출이 없더라도 사용자 숫자만 확보한다면 수익 모델은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카카오 이후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옐로모바일, 채널브리즈(직방) 등 유니콘 스타트업을 넘보는 모바일 서비스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 국내 벤처투자 '트렌드세터' 역할…"이제는 글로벌"

YG엔터테인먼트도 업계의 판도를 바꾼 투자였다. 벤처캐피탈들은 2000년대에 다수에 영화에 투자하며 이미 엔터테인먼트 투자 시장을 경험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투자가 손실로 이어졌다는 점이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경영자들에 대한 대한 벤처캐피탈들의 인식이 매우 좋지 않았다. 반면 한투파는 K-POP 성장 가능성과 양현석 대표에 대한 신뢰를 갖고 2009년 YG엔터테인먼트에 74억원을 최초 투자해 대박 수익률을 달성했다.

한투파가 엔터테인먼트 투자로 성공을 거두자 다른 벤처캐피탈들도 '제2의 YG엔터테인먼트' 찾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방시혁 대표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2013년부터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전세계를 휩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배출하며 투자사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한투파는 게임 투자로도 여러번 재미를 봤다. 소셜 카지노게임업체 더블유게임즈, 모바일 게임업체 액션스퀘어, 게임 퍼블리셔 네시삼십삼분(4:33), '애니팡'의 선데이토즈, '검은사막'의 펄어비스 등을 발굴했다. 게임 투자는 '모 아니면 도'식의 결과 때문에 도박적인 투자로 인식됐지만 한투파를 비롯한 몇몇 벤처캐피탈들이 거액을 벌어들이면서 게임 투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도 했다.

투자업계예서 광풍이 불었던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한투파는 한 발 빨랐다. 2016년 가상화폐 거래소 업체인 코빗에 40억원을 투자했으며 M&A를 통해 1년반만에 230억원을 회수했다. 이후 가상화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빗썸(비티씨코리아닷컴)', '업비트(두나무)' 등이 벤처투자 시장에서 자금을 모았다.

현재 한투파가 전략적으로 타깃을 삼은 시장은 바로 해외다. 매년 AUM과 투자 규모를 키워가는 가운데 해외 투자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이 호황을 맞는 시점이지만,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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