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벤처펀드와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점, 그래서 이름에 '코스닥'이 포함돼 있다는 점 등이다.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이것 말고도 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두 펀드 모두 코스닥 주식에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난센스 같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릴지도 모르겠다.
정부가 제시한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 조건은 단순하다. 펀드 자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에, 35% 이상은 코스닥 상장사 중 벤처기업 해제 7년 이내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 어디에도 코스닥 주식을 담으라는 말이 없다.
단순한 운용 조건은 운용사들로 하여금 메자닌(CB), 유상증자(RCPS) 투자에만 집중케 하는 결과를 불렀다. 상장사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거 무이자 메자닌을 발행해 투자 풀(pool)을 늘려줬다.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던 3조원 규모 코스닥 벤처펀드 자금은 대부분 상장사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이달 말 운용이 시작되는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역시 벤처펀드와 방식이 비슷하다.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 유통주식은 담지 않아도 되고 유상증자, 메자닌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장려되는 분위기다.
두 펀드로 인해 급증한 CB와 RCPS는 향후 신주 발행을 늘려 기존 주식 가치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환가를 하향 조정할 수 있는 메자닌은 앞으로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길 위험도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벤처펀드와 스케일업 펀드가 증시 부양이 아니라 오히려 주가 하락을 앞당긴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설계한 무성의한 운용 조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거스르는 펀드를 만들려 했으면 좀더 세심한 조건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메자닌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누가 주식을 담겠느냐는 냉소가 뒤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로 증시를 부양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중이다. 지난달 말 시장 급락 이후 금융위원회는 스케일업 펀드 운용을 빨리 시작하고 규모도 30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쯤되면 정부 관계자들이 제대로 된 펀드 운용 조건은 알고 있는지, 아니면 정책 성과 내세우기에 내몰려 펀드를 만든 것인지 의심이 들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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