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세대교체' 막 내린 문종박 시대 신임 사장에 강달호 부사장 내정…IPO 전 기업가치 견인 관건
박기수 기자공개 2018-11-09 08:03: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8일 15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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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일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강달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내정됐다고 발표했다. 1958년생인 강 사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에서 생산부문장, 중앙기술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강 사장은 대산 공장의 안전가동을 책임진 것은 물론 직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공정개선과 혁신에 앞장서는 등 성장 과정에서 숨은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의미는 '세대교체'에 있다"며 "문 전 사장이 그동안 위기 극복에 매진했다면 세대교체를 통해 앞으로 혁신과 성장에 방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말에 부임한 문 전 사장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유사들은 업황 특성상 국제유가에 수익성이 좌지우지한다. 유가가 너무 떨어지면 판가도 그만큼 낮아져 매출이나 수익성 하락의 요인이 된다. 반대로 고유가 기조가 이어져도 석유 제품의 수요가 줄어 타격을 입는다. 정유업계에서는 "유가가 높지도, 낮지도 않을 때가 가장 좋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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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당시 한 해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 당 96.7달러였다.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기조 속 사장으로 부임한 문 전 사장은 1~2년 만에 유가가 반 토막이 나는 저유가 시대를 맞이하기도 했다. 실적을 내야 하는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썩 달갑지 않은 외부 환경이었던 셈이다.
"단 한 푼이라도 경제성 있는 원유를 도입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출사표를 던진 문 전 사장은 부정적인 외부 환경 속에서도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을 꾸준히 향상시켰다. 2014년 매출 21조5181억원, 영업이익률 0.94%를 기록했던 현대오일뱅크는 2년 뒤 영업이익률 7.35%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2016년보다는 수익성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5~6%대 후반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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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사장은 정유업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업황에 수익성이 흔들리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화학사들과의 합작사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표적으로 카본블랙 제품을 생산하는 현대OCI와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현대케미칼이 있다.
현대케미칼은 2014년 문 전 사장 부임 전 설립됐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의 지분 60%를 가지고 있다. 설립 초 현대케미칼은 초경질유의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한해 혼합자일렌(MX) 120만 톤, 경질나프타 100만 톤 등을 생산해왔다.
올해 5월 롯데케미칼과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 설립을 결정하면서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했다. 정유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며 업황 변화에도 일관적인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케미칼은 매출 2조1158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을 창출하며 현대오일뱅크 수익성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현대OCI는 2016년 OCI와 합작해 세운 카본블랙 합작사다. 카본블랙은 탄소분말로 타이어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 등으로 활용된다. 현대오일뱅크가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문 전 사장 부임 이후 재무지표도 보다 안정적인 수준이 됐다. 부임 초 2014년 말 현대오일뱅크는 부채총계 4조948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67%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이 부채비율이 114%까지 떨어졌다. 탄탄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금의존도도 2014년 말 41.19%에서 올해 상반기 말 27.43%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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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강달호 사장은 올해 미완의 과제로 남은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완수해야 하는 임무를 짊어졌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었던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8월 중순 금융감독원 감리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며 상장이 늦어졌다. 이 감리 과정이 늦어지며 연내 상장이 어려워졌다.
IPO 흥행을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강 사장은 상장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제한된 시간 속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내실경영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임 강 사장은 문 전 사장이 정립한 기틀 속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며 "내년 IPO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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