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저축은행]사상 최고익, 실상은 '부익부 빈익빈'①상위 5개사가 순익 40% 차지, 지역 저축은행 순익 1/4 감소
조세훈 기자공개 2018-12-13 14:14:40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가 2017년 사상 처음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2018년에도 사상 최고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새다. 그러나 지역 저축은행의 사정은 정반대다. 수익은 급감한 반면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지방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 위기감이 더 고조될 수 있다. 닥쳐올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광산 속 카나리아'처럼 지역 저축은행의 부진이 또 다른 위기의 신호가 아닐까. 권역별로 지역 저축은행의 경영실태를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1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갈수록 지역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곳곳에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체율이 올라가고 거액 여신의 부실화가 발생나면서 순익이 반토막 나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지역 저축은행이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군산(GM공장 폐쇄), 거제(조선업 침체) 등 지역 경제 침체와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취약 차주들의 부실화가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고 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저축은행업계의 허상을 벗고, 부실화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79개 저축은행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85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18억원)보다 3.6% 증가했다. 그러나 대다수 이익은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저축은행들이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저축은행(SBI, OK, 웰컴, 한국투자, 유진)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3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53억원)보다 47.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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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개 저축은행이 올린 당기순이익 중 이들 5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39%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인 27.4%보다 11%나 높아진 수치다. 이중에서도 업계 빅2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90% 넘게 순익이 증가했다.
반면 지역 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순익이 4분의 1 넘게 감소했다. 37개 지역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0억원 가량 감소했다. 호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충청으로 나눈 권역별 지표에서도 모든 권역에서 순익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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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역 저축은행의 수익률 감소가 앞으로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지역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추가 부실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개인이나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2011년 저축은행 위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취약 차주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 지역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금융위기가 촉발할 수 있다.
이미 위기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에서 거액여신의 부실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지역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역 경기침체 영향이 크다"며 "지역산업이 위축되면서 지역경제까지 침체돼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위기관리에 들어갔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지역 저축은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연체율이 높아진 곳에 대해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 우려가 있는 지방 저축은행 3~4곳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역시 "가계부채 증가, 경기회복 지연 등의 불안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저축은행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가계 및 기업대출 동향을 모니터링해 잠재 부실 증가에 대비한 내부 유보 확대 등 건전성 제고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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