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스마트글래스 정체에 '한라엠티스' 매각 2년6개월만에 계열사서 제외…AR글래스 비전 어두워
구태우 기자공개 2018-12-17 08:23:47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4일 1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홀딩스가 스마트글래스(AR 글래스) 제조사인 한라엠티스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예상보다 커지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한라홀딩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한라엠티스의 지분 99.2%(60만5100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지분가액은 30억2500만원이다. 한라홀딩스는 같은 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한라엠티스는 한라그룹으로 편입한 지 2년 6개월 만에 자회사에서 제외됐다. 한라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16개로 줄었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한라홀딩스, 만도, 한라 등 3곳이다.
한라홀딩스는 스마트글래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디자 지분을 처분했다. 스마트글래스는 2012년 전자업계에서 각광받았던 스마트기기다. 안경 형태로 착용해 증강현실(AR) 정보를 보여주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장비다. ICT 기술을 안경에 접목한 것으로 산업, 의료, 군사 등 각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구글은 2012년 자사의 '구글 글래스'를 시연하며 상용화를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 8월 스마트글래스 디스플레이 개발사인 아코니아 홀로그래픽스를 매입했다. 글로벌 IT 기업이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음에도 상용화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사생활 침해와 기업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라그룹은 2016년 차량용 애프터 마켓 제조·판매사인 한라엠티스를 설립,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라엠티스를 통해 스마트글래스 개발에 뛰어 들었다. 자동차의 미래기술 개발 차원으로 주력 계열사인 만도(자동차 부품)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김경수 현 한라그룹 상임고문이 한라엠티스의 자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럼에도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커지지 않자 지분 전체를 처분했다. 한라엠티스는 지난해까지 매출이 없었다. 그러다 올해 1억4800만원의 매출을 냈다. 실적은 꾸준히 적자를 냈다. 지난 3분기 기준 16억87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자산 규모는 설립 첫해 2억4400만원이었는데, 올해 10억원까지 커졌다. 스마트클래스의 비전을 보고 투자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스마트글래스 시장이 기대보다 커지지 않았다"며 "그룹이 운영하는 것보다 개인이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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