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통합 선봉장' 윤경은-전병조 체제 2년, 공과 실 경쟁구도 속 합병법인 조기 안착…ROE 부진, 각자 영업 회의론 대두

양정우 기자공개 2018-12-19 09:47:28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8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말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KB증권의 선택은 각자 대표 체제였다. 단독 대표가 아닌 두 사람의 경쟁구도를 통해 합병 법인의 기틀을 빠르게 마련하고자 했다.

선봉장으로 나선 건 당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수장인 전병조 대표와 윤경은 대표였다. 전 사장은 기업금융(IB)과 글로벌부문, 윤 사장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을 맡아 합병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실적 경쟁이 불가피했던 만큼 각 부문의 늘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됐고 실적 시너지로 나타났다.

이제 통합 KB증권의 3년차를 앞두고 두 각자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큰 잡음없이 조기 안착에 성공했지만, 단독 대표 체제가 유력한 상황에서 상당한 고심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법인 조기 안착 '성공'…'경쟁구도' 투톱 체제, 실적 개선 추동력

통합 1년 차인 지난해 KB증권은 흑자(영업이익, 3710억원)로 돌아섰다. 전병조 대표가 이끈 IB부문과 윤경은 대표가 맡은 S&T부문의 호실적 덕분이었다. 두 부문은 각각 영업이익 1264억원과 1313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크게 기여했다. 두 대표의 투톱 체제 아래 통합 초기 혼란없이 전 부문이 견조한 성과를 이뤄냈다.

사실 합병 당시엔 KB투자증권의 전병조 대표와 현대증권의 윤경은 대표, 외부 인사 가운데 한 명이 KB증권의 단독 대표를 맡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KB금융그룹에선 각자 대표 체제를 내세웠고 두 사장의 임기를 1년만 보장하는 강수를 뒀다. 이런 경쟁구도를 구축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81218000205
윤경은(왼쪽), 전병조 KB증권 각자 대표.

NH투자증권에서 IB부문 전무를 지낸 전 대표는 KB증권의 투자 비즈니스에 올인했다.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선 과거부터 이어온 최강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커버리지 역량의 경쟁 우위를 지키면서 주식자본시장(ECM)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 왔다.

ECM 파트의 꽃인 기업공개(IPO)에서 더디지만 가시적인 결실을 맺고 있었다. 업계에선 서서히 존재감을 키우는 KB증권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빅3(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가 좌우하는 IPO 시장에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인 호반건설과 SK매직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모펀드(PEF)와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 등으로 수익원 다각화도 이뤄내고 있다.

윤경은 대표는 S&T부문에서 승부를 걸었다.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과 외화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상품 라인을 크게 보강했다는 평가다. WM부문에서도 국민은행과 협업해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IPS(투자상품서비스)본부를 신설했고, 하우스뷰 기반의 종합자산관리 전략도 내놓기 시작했다.

◇캐치업 증권사에서 리딩 컴퍼니 '야심'…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

과거 KB투자증권의 자본금은 6000억원 대에 불과했지만 통합 KB증권의 자본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과 어깨를 견주는 국내 5대 증권사로 발돋움했다.

각자 대표 체제에서 합병 법인의 기틀을 다졌지만 안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KB증권은 아직 덩치에 걸맞은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적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분기 수익 규모(올해 3분기 영업이익 830억원)가 초대형 IB 가운데 가장 작은 수준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뒤쳐지는 건 '각자 영업'의 한계가 부각될 수 있는 대목이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ROE는 7.4%로 한국투자증권(12.7%), NH투자증권(8.4%) 등 다른 경쟁사보다 낮은 편이다. KB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각자 대표 체제를 선택한 건 KB증권뿐이다. 투톱 체제가 합병 직후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중장기적 큰 그림도 놓칠 수 없는 시점이다. 좀더 긴밀한 시너지를 위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부상하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