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계기업 인베니아…LGD와도 혈맹 [중견 장비업체 분석]③'재당숙' 동범·동진 최대주주…장비 납품 '반독점'
이경주 기자공개 2018-12-21 08:10:5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9일 13: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베니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44%에 달한다. 최대 고객사 LG디스플레이(LGD)가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핵심장비 중 하나인 건식식각장비를 대부분 인베니아로부터 조달받았기 때문이다. LGD 납품 이력을 발판 삼아 중국 쪽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인베니아의 고공성장 배경이다. 인베니아는 중국 매출 비중이 50%에 이른다.업계에선 LGD와 인베니아 오너간 혈연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인베니아는 LG 방계인 LIG그룹 가족구성원 구동범(사진) 인베니아 사장과 구동진 인베니아 부사장이 공동 최대주주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는 7촌 친인척 사이다. 인베니아에는 LGD와 LG전자도 17%달하는 지분을 투자해 회사간 관계도 밀접하게 맺고 있다. 결국 인베니아는 LG가(家) 친족 관계를 기반으로 LG 측으로부터 일감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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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베니아는 구동범 사장과 구동진 부사장이 각각 지분 8.5%를 보유한 공동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분 9.0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나 지난 13일 지분 3%를 두 아들인 동범·동진에게 각각 1.5%씩 증여해 최대주주가 두 형제로 바뀌었다. 3대주주는 구자준 전 회장으로 6.07%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은 총 26.3%다.
구자준 전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전 LG창업고문의 막내(4남) 아들이다. 동범·동진 형제는 고 구철회 고문의 손주들로 구광모 LG 회장에겐 7촌 재당숙(아버지의 6촌형제)이 된다. 구광모 LG 회장은 고 구인회 회장의 증손주로 아버지는 고 구본무 LG 회장, 할아버지는 구자경 LG 명예회장이다.
인베니아에는 LG그룹 핵심 전자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도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올 3분기말 기준 LG디스플레이 12.93%, LG전자는 5.82% 지분을 들고 있다. LG측 총 지분율은 18.7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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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범·동진 형제가 속해있는 LIG그룹은 1999년 고 구철회 고문 후손들이 LG그룹에서 LIG화재해상보험(당시 LG화재해상보험) 등 보험업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한 그룹이다. 현재는 보험 계열사를 모두 매각해 방위산업을 하는 LIG넥스원이 그룹 주력사다. 지주사인 LIG(엘아이지)를 통해 LIG넥스원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LIG 주요주주는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지분율 56.2%)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36.2%)다. 본상·본엽은 고 구철회 고문의 장남 구자원 전 LIG손해보험 명예회장의 아들들이다.
2001년 설립된 인베니아는 기존 LIG그룹과 연관이 없었다.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를 위해 설립 초기부터 LG전자가 일부 지분을 투자해 육성하던 회사였다. 2004년 말 기준 최대주주는 LG이노텍 출신인 허광호 전 대표(지분율 18.76%)였으며, LG전자는 2대주주(8.86%)였다.
LIG그룹에 편입된 때는 2009년 4월이다. 구본엽 부사장을 중심으로 LIG일가가 허광호 대표 등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여 지분 24.74%를 확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인베니아 최대고객사인 LGD 지분투자도 이때 이뤄졌다. LGD는 같은 해 2월 인베니아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2.93%를 확보했다. LIG그룹이 인베니아를 사들일 때 LG그룹과도 사전교감이 있었던 셈이다.
구자준 전 회장 일가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된 때는 2013년 5월이다. 구본엽 부사장 등이 보유하고 있던 인베니아 지분을 구자준 전 회장이 들고 있던 LIG손해보험 지분과 맞바꿨다. 구자준 전 회장은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LIG그룹 내에서 고 구철회 고문의 4남(구자준) 집안이 소규모 계열분리를 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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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니아는 LIG그룹 친족 간 지분정리가 끝난 직후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선보였다. 2012년 229억원이던 매출이 2013년 151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87억원 적자에서 76억원대 흑자로 전환했다. 실적은 2014년과 2015년 악화되기도 했지만 이후 곧 정상화돼 현재까지 고공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5년 89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822억원으로 늘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6억원에서 85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선 인베니아가 LGD 측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정에 필요한 핵심장비 중 하나인 건식식각장비(드라이에처)를 반독점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특히 인베니아는 LGD 납품이력을 발판 삼아 BOE 등 중국 고객사로의 납품도 크게 늘렸다. 현재 중국 매출 비중은 50% 수준에 달한다.
중국 매출 확대에 부침을 겪고 있는 다른 국내 장비 업체들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고객사는 디스플레이 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 경쟁사들이 국산 장비를 토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걸 원치 않는다. 특히 인베니아 중국 최대 고객사인 BOE는 올해 LCD 시장 공급과잉을 주도해 LGD에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을 안긴 당사자로 꼽힌다.
일각에선 인베니아가 LG그룹과 혈연관계인 덕에 LGD일감을 반독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진출까지 수월하게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베니아는 LGD가 밀어주는 기업으로 시장에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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