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31일 08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관사가 한국투자증권이라면 또 드라마 한 편 쓰겠죠"12월 중순 ABL바이오의 IPO 일반청약 결과를 두고 나온 한 IB의 '코멘트'다. 기관의 수요예측 반응과 달리 개인들이 대거 청약에 불참하면서 ABL바이오는 100억원이 넘는 실권주를 발생시켰다. 당연히 실권주는 주관사를 맡았던 한국투자증권으로 넘어갔다.
IB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은 건 한국투자증권의 IPO 관련 반전기가 유독 많았고 번번이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실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경쟁사 역시 IPO 공모에서 실권 경험은 있었지만 한국투자증권만큼 극적인 상황 자체가 흔치 않았다.
2016년 두산밥캣이 대표적이다. IPO 일반청약에서 약 1200억원의 실권주를 냈다.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한국투자증권 등 내부 기류는 참담했다. 하지만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공약 하나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말 그대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이듬해인 2017년 '검은 사막' 개발사 펄어비스 IPO의 경우 청약 후 침통함은 두산밥캣 못지 않았다. 단독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떠안을 미매각 물량은 3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납입일 전 기관들의 추가 물량 요청이 이어지면서 실권주를 가까스로 처분했다.
ABL바이오는 어떻게 됐을까. 사실 상황은 가장 심각했다. 두산밥캣, 펄어비스는 힘겹게 납입일 전 위기를 모면했다. ABL바이오는 추가 수요가 없어 주관사가 온전히 떠안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상장 후 주가가 30% 이상 폭등하며 그 만큼의 차익 실현이 가능해졌다.
업계선 유독 반전기가 많았던 한국투자증권을 두고 "천운이 따른다", "행운의 아이콘이다" 등 대부분 '운'으로 평가절하한다. 물론 '운'은 IPO 비즈니스에서 '덤' 이상이다. '운'이 따르거나 그 반대의 경우 결과가 천양지차다. 때론 상장 자체가 엎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운'으로만 치부하긴 힘들다는 점을 이들 주가가 답하고 있다. 두산밥캣 주가는 줄곧 공모가를 넘는다. 펄어비스의 경우는 몸값 폭등으로 게임주에 대한 불신 자체를 깼다. 한국투자증권의 '프라이싱' 역량에도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셈이다.
2019년 국내 증시는 여러 악재 등을 감안하면 2018년보다 더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연동된 IPO 시장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예고되고 있다. '운'과 '실력' 사이 중간 쯤에서 펼쳐지는 한국투자증권의 IPO 반전기가 내년에도 계속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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