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조달 전략 '일원화'…IPO 힘 싣는다 교보증권 매각안, 검토대상에서 제외
신수아 기자공개 2019-01-14 16:46:15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1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은데다 지배구조상 매각 실익도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하반기 예정된 기업공개(IPO)에 집중하며 3년 앞으로 다가온 회계·감독 제도 변경 대비에 나선다는 게획이다.교보증권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당사 지분 매각안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 51.63%를 가진 최대주주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이 교보생명과 교보증권을 인수를 두고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교보증권은 지분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의 지분 지속 보유 및 매각 등에 대해 회사 발전을 위한 통상적 수준에서 검토 중이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교보생명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시 금융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이던 우리은행이 먼저 교보생명에 매각 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그러나 우리은행이 M&A 시기와 구체적 전략을 조율하면서 이후 구체적인 협상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애초 교보증권의 매각을 무게 있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 교보생명은 교보증권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교보생명은 2018년 3분기 말 기준 교보증권의 주식 1858만5473주(51.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일 종가는 8990원, 시가총액은 32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교보생명이 얻을 수 있는 매각이익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교보증권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그렸다. 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6월 11일 기준) 주가는 약 1만1550원,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교보증권의 시가총액은 약 4158억원이었다. 작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환산해도 매각이익은 최대 3000억원을 넘지 못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원가법에 따라 교보증권의 지분가치를 2801억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원가법은 재고자산의 가치를 취득원가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쉽게 설명해 교보증권의 지분을 매입할 당시 2801억원이었다는 의미다. 현 주가에서 교보증권 지분 매각 시 교보생명이 얻게되는 매각차익은 많아야 수백억원에 불과하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서 자본확충 방안의 하나로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최대 10억원 규모(한화 약 1조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는 등 꾸준히 자본 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이사회에 보고한 자본 확충 예상 규모는 최소 2조원에서 최대 5조원이다. 매각 차익이 수백원에 불과한 교보증권 지분을 자본확충 방안으로 활용하기에는 매각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
또한 금융통합감독 대상에 오른 교보생명그룹은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거리가 없다. 교보생명이 그룹내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 대비 출자액 규모가 작아 자본적정성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통합감독 기준을 적용한다 해도 교보증권 보유로 인한 부담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이미 신지급여력제도(K-ICS)나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을 대비해 꾸준히 자본 확충을 해 왔다"며 "교보증권 매각을 통해 (자본확충에)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말 교보생명의 RBC비율은 291.99%를 기록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난해 공식화한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IPO주관사단 구성을 완료하고 이달 말 지정감사를 신청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내부적으로는 4~5월 중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6~7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8월부터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서 한차례 상장이 무산된 전례가 있는 교보생명은 IPO 계획 발표 이후에도 진정성을 의심받아왔다"며 "(매각설 등) 대내외적 이슈가 정리된 만큼 향후 IPO를 통한 자본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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