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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수빅조선소 탓 자본잠식…채무조정 '열쇠' 자산손실 6000억 반영 여파, 필리핀 채권단 설득 집중

최은진 기자공개 2019-02-14 08:58:4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수빅조선소로 인해 전액 자본잠식에 빠졌다. 필리핀 채권단과 채무조정에 실패할 경우 상장폐지 및 법정관리 사태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물론 주채권단은행인 KDB산업은행도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2018회계연도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7422억 5419만원으로 집계됐다. 자본금 비율 대비 자본총계는 2017년 말 109%에서 2018년 말 -140%로 급감하며 전액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는 필리핀의 수빅조선소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손실에 대비해 자산평가 손실 및 충당부채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는 지난달 8일 필리핀 현지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 규정상 연결기준 제무재표에 자회사 손실을 반영했다. 수빅조선소의 순자산가치는 5000억원 정도로 약 6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본잠식을 공시하면서 한진중공업의 주식매매 거래는 이날 곧바로 정지됐다. 2018회계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일인 오는 4월 1일까지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의 채권단인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이 채무조정에 합의하게 되면 국내 채권단과 함께 출자전환 등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은행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채무조정 합의의 막바지 단계로 원만한 해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빅조선소 채권단과 채무조정을 합의하고 있는 과정에서 충당부채가 발생해 자본잠식이 발생했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한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에 무리없이 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필리핀 은행들이 채무조정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자본잠식 해소가 어렵게 된다.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들이 신규 자금을 지원해주거나 자산매각 등을 통해 한진중공업 스스로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상장폐지는 물론 법정관리까지 나아갈 수 있다.

산업은행 측은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 채권단과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인만큼 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채무조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추가 자금지원 등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 채권단과 채무조정을 원만하게 합의하는 지 여부를 지켜보는 게 순서"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은 아직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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