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 신사업 어디서 찾나 [비틀거리는 주류업]②맥주시장 공략 선언, 존재감 '아직'… 반등없으면 한국사업 축소?
이충희 기자공개 2019-02-19 10:46:15
[편집자주]
2019년 국내 주류업계는 거센 변화 흐름에 직면했다. 술자리 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넘쳐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현 상황과 각사의 신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지는 수입 맥주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침체기를 걷고 있는 위스키 부진을 넘어서기 위해 맥주 매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당찬 포부와는 달리 시장 상황은 아직 녹록지 않아 보인다. 수입 브랜드들이 넘쳐나는 탓에 디아지오코리아가 새로 출시한 맥주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회사의 실적 추락과 반대로 현금배당은 폭증하고 있어 한국에서 사업을 축소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경우 대표에게 올 상반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6월 회계 결산을 통해 이 대표의 온전한 경영 능력이 처음 평가 받게되기 때문이다. 수년째 하락하고 있는 실적 반등세를 이뤄내면 최근의 부정적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평가다.
◇"맥주 매출 비중 50%까지 확대"…낙관은 시기상조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작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맥주 매출 비중을 50%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수년 간 하락세를 걷고 있는 위스키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수입 맥주 유통을 적극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회사는 올초 수제 라거 맥주 '홉하우스13'을 출시하며 맥주 시장 공략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유통하는 수입맥주 브랜드들의 존재감이 작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원래는 일찌감치 기네스를 들여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최근 물밀듯이 밀려오는 다양한 수입 브랜드 탓에 설자리는 더 좁아지는 형국이다.
회사는 당분간 홉하우스13을 이을 새 맥주 브랜드 출시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시장 경쟁이 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 상 맥주 매출 비중을 전체의 절반까지 상승시키려면 더 많은 브랜드를 유통시키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사업인 윈저 등 위스키 판매는 대체적인 시장 침체 속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저도주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은 후발 업체인 골든블루가 잠식해나가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15년 이후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시작으로 더블유 시그니처 17 등 저도주 신제품을 4~5개 출시하며 1위 탈환을 공언했지만, 아직 성과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금배당 폭증, 비어가는 곳간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디아지오 본사가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려다주는 효자 회사였지만, 이제는 성장세가 꺾이면서 점차 사업 축소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최근 주주에 배당하는 현금을 대폭 증가시키며 회사 곳간을 비워가고 있는 것도 이런 분석을 낳는 요인이다. 2015년 1919억원 현금배당한 디아지오코리아는 2016년 1354억원, 2017년 572억원, 2018년 506억원 등 매년 당기순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현금 배당을 하고 있다. 4년 동안 4350억원이 넘는 현금을 빼가면서 회사가 보유한 곳간은 매년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특유의 양주문화가 사라지면서 한국 위스키 시장 성장세가 꺾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그나마 성장중인 저도주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그는 "맥주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본사는 더욱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해 일본 사업 조직을 분리한 것도 이런 흐름과 연결시키고 있다. 디아지오 본사는 이경우 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난해 초 한국과 일본 조직을 분리해 경영하기로 사업 전략을 바꿨다. 2013년부터 5년 동안 북아시아 조직을 총괄하며 본사 신임을 받았던 조길수 전 대표는 회사를 떠났고, 최근에는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가 일본 조직을 떼어내고 온전히 한국시장에서 거둔 매출 성과만을 증명해 보이라고 주문한 것"이라며 "새 대표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주느냐가 향후 사업 유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