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대우, 회사채 입지 '흔들'…위기감 팽배 NH·KB 2강 체제 고착화…2분기 이후 성과에 관심
이경주 기자공개 2019-02-21 09:37:15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사채 주관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질주 속에 리그테이블 점유율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수년간 지속돼온 4강 체제가 양사를 제외한 2강 체제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빅4 중 1~2그룹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올 초 합산 점유율이 55%에 이르는 반면, 3~4위 그룹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20%로까지 내려 앉았다. 1~2위 그룹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지난해부터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순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증권사의 점유율을 잠식한 영향이다.
18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비금융 일반회사채 대표주관 합산 점유율은 20.2%다. 한국투자증권(8225억원)이 12.3%로 3위, 미래에셋대우(5250억원)는 7.8%로 5위다. 이같은 점유율은 4강 체제가 구축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반면 KB증권(28.1%)과 NH투자증권(27.2%) 합산 점유율은 55.3%에 이르렀다.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1~2위그룹과 3~4위그룹 점유율 격차는 무려 35.1%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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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NH투자증권, KB증권과 함께 꾸준히 4강 체제를 구축하며 빅4로 불려왔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빅4들만 10% 이상의 연간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만 빅4 중에서도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1~2위만 번갈아 해왔으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3~4위로 입지가 고정돼 있었다.
4강체제가 시작됐을 때만해도 양 그룹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2015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합산 점유율이 29.4%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합산점유율 36%와 불과 6.6%포인트 차이였다. 빅4들이 고르게 시장을 점유했었다.
하지만 이후 양 그룹 간에 실적 양극화가 진행됐다. 2017년 1~2위 그룹 합산점유율은 43.4%로 2년전(29.4%)보다 7%포인트 이상 상승한 반면, 3~4위는 24.9%로 격차가 2년전(29.4%)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양 그룹 격차는 18.5%포인트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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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1~2위 합산점유율이 51.48%로 전년보다 8% 가량 상승한 반면, 3~4위는 24.9%로 변화가 없었다. 이에 양 그룹 격차는 26.6%포인트가 됐다. 이어 올 초까지 양극화(35.1%포인트 차이)가 지속되고 있는 국면이다.
IB업계에선 2012년 도입된 수요예측 제도가 과점 구도로 주관시장이 바뀌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으로 회사채 발행 성사를 대표주관사가 좌우하게 됐으며, 대표주관 실적이 많을수록 향후 수임 가능성도 높아져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2012년 당시 만해도 10개 증권사가 고루 점유하던 시장이 2015년 4강 체제로 재편됐고, 이후에도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위주로 2강 체제가 형성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NH투자증권과 KB증권 대표 자리에 IB출신들이 선임되면서 양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이들 증권사들 점유율이 1~2위에 더욱 잠식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IB(투자은행) 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강도 높은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2위권의 상승세를 막지 못하면 빅4라는 호칭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 지위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2분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연 기준으로도 실적 반전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분기별로 수천억원대 회사채를 고정적으로 발행하는 SK그룹 지주사 SK㈜가 2분기 핵심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초 기 발행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제철(2000억원 규모)과, 5월 한국수력원자력(2000억원), 6월 SK C&C(1500억원), OCI(1000억원), 한화손해보험(9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700억원) 등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초까지 분위기로 봤을 때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시장의 70% 수준까지 최초로 점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며 "이렇게 되면 4강 체제가 명실상부 2강 체제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상황의 위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2분기부터 눈에 보이는 액션을 취할 것"이라며 "올해 IB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행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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