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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게임즈, DDI '7000억 영업권' 딜레마 손상차손 인식 땐 우회적인 유동성 축적, 기업가치·주가엔 악재 작용

신현석 기자공개 2019-03-25 08:27:53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블유게임즈가 미국 더블다운인터렉티브(DDI) 인수 후 장부상 인식한 약 7000억원의 영업권에 대한 손상 차손 인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손상차손 인식으로 법인세 절감 등 회계적인 부수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표면상 실적 지표가 나빠져 기업가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더블유게임즈가 19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총계에서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달한다. 2018년 영업권은 약 7204억원이며 자산 총계는 9968억원이다. 2017년 DDI 인수 이후 발생한 영업권을 지난해에도 손상처리하지 않았다.

더블유게임즈는 내부적으로 영업권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아질 경우 손상 처리를 단행할 방침이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영업권은 연말마다 평가를 거쳐 손상된 부분이 있으면 이를 반영하는데 지난해엔 변동이 없어 그대로 뒀다"며 "영업권이 전년 대비 나빠진다면 자산에서 손상차손을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더 많은 이익을 달성하도록 도움을 주는 무형자산이다. 일반 개인이 영업 중인 가게를 매입할 때 건네는 ‘권리금'과 유사한 개념이다. 대개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실물 가치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나 영업 비밀 등 무형 가치를 인정해 웃돈을 얹어 매수금을 건넨다. 인수 완료 후 웃돈을 주고 산 무형 가치는 기업의 연결 재무제표상에 영업권으로 기재된다.

더블유게임즈도 2017년 DDI 인수 후 연결 재무제표상에 영업권을 6907억원으로 기재했다. 이전까지 0원이던 영업권이 대규모로 불어나자 자산총계도 2016년 437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9972억원이 됐다. 이후 영업권은 환율 효과를 반영해 지난해 7204억원으로 소폭 변동이 있었을 뿐 손상 처리는 되지 않았다.

영업권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기업의 모든 자산에 붙어있으며 따로 떼어 낼 수 없다. 자산에서 모든 무형 가치를 발라내면 그 기업의 가치도 상당부분 사라진다. M&A를 통해 영업권이 발생할 뿐 영업권만을 따로 사고팔 수는 없는 셈이다. 또한 영업권은 가치가 하락할 경우에만 장부에 반영된다. 물론 무형인 영업권은 가치가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 다만 회계상 영업권은 장부가액보다 회수 가능액이 낮은 경우만 손상 처리한다. 쉽게 말해 기존보다 가치가 오르는 경우는 무시하고 떨어질 때만 반영한다.

더블유게임즈는 DDI 인수를 위해 외부에서 3200억원가량을 차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이윤추구 생리상 단순히 미래 사업 가치만을 보고 대규모의 빚을 떠안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M&A로 인해 발생되는 영업권이 대규모 차입금 부담을 상쇄하는 수혜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영업권 손상차손을 통해 세금을 줄이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손상 처리 시점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정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회계 감사인이 영업권을 손상 처리하라고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를 낸 경우 순이익보다 더 큰 규모로 영업권을 손상 처리하면 재무제표상 순손실로 기록돼 법인세를 덜 내고 그만큼을 현금으로 비축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한편 기업이 회계 감사를 받을 때 영업권 손상차손을 권유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블유게임즈의 경우 DDI 인수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업권을 손상 처리하면 실탄 축적에 도움이 된다. 다만 실적이 악화되고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받아 주가 하락 등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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