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인스트루먼트 CB 인수 운용사 '사면초가' [메자닌 투자 돋보기주가 전환가액 하회, 추가 리픽싱 불가능…이자수익도 없어
이민호 기자공개 2019-04-01 08:22:0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10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노인스트루먼트가 지난해 4월 발행한 3회차 CB(전환사채)의 전환청구 기간이 임박했지만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전환가액이 최저 조정한도까지 떨어졌다. 표면이자율이 0%라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운용사들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주가가 올라올 때 전환 시기를 노리거나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시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 자금이 묶이게 됐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노인스트루먼트가 지난해 4월 발행한 3회차 CB(전환사채)의 전환청구기간이 다음달 13일부터 시작된다. 이노인스트루먼트가 3회차 CB로 발행한 금액은 300억원이다. 운용사 중에서는 안다자산운용(70억원), 에스피자산운용(60억원), 수성자산운용(40억원), 포커스자산운용(20억원) 등 4곳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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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전환가액은 2040원이었다. 하지만 이노인스트루먼트가 약 한 달 후 1대 5 비율로 주식병합을 단행하며 전환가액도 1만200원으로 조정됐다. 약 두 달 후인 7월 13일에는 주가 하락에 따라 9180원으로 리픽싱됐다. 이는 발행 당시 최초 전환가액의 90%(9180원) 수준까지만 하향 조정할 수 있는 조항에 따라 최저 조정한도까지 내려잡은 것이다. 조정가 하단을 90%로 설정한 것은 비슷한 시기 발행된 CB들이 7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발행사에 크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이노인스트루먼트 주가는 27일 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회차 CB 납일일이던 지난해 4월 13일 주식병합을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 종가가 1만100원인 점을 고려하면 크게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주요 제품인 광섬유 융착접속기에 대한 중국 수요 감소와 미국 수출 지연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중국 통신사들이 광섬유 융착접속기를 2016년 대규모로 구매한 이후 지난해까지 신규 수요가 줄었다. 미국 통신사에 대해서는 공급을 위한 인증 취득이 미뤄졌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CB를 인수한 운용사들은 일단 보유한 채 주가가 전환가액을 상회할 때 전환 시기를 노리거나 풋옵션 청구일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풋옵션 행사는 발행일로부터 2년 후인 2020년 4월 13일부터 가능하다. 그 사이에는 표면이자율이 0%이기 때문에 이자수익도 기대할 수 없다. 메자닌펀드가 전환차익을 내지 못할 경우 펀드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노인스트루먼트 3회차 CB를 인수했던 한 운용사 관계자는 "CB는 애초 주가가 올라오면 전환해서 이익을 실현하고 올라오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하려고 투자하는 것"이라며 "주가가 많이 빠져있으면 보유하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이 부진하며 OTM(옵션을 행사했을 때 이익이 마이너스인 경우) 상태인 CB들이 이노인스트루먼트 외에도 많다"며 "풋옵션을 행사하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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