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범 원장, 서울리거 우회상장 노림수는 [큰손 의사들]④부실게임사 로켓모바일 인수후 이엠씨펭귄 합병…중국 진출 발판
조영갑 기자공개 2019-04-01 08:23:14
[편집자주]
히포크라테스의 후예들이 자본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밀물을 타고 의사들은 자본 시장의 큰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본업을 이어 회사를 차리거나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기도 하고 이종 산업에 대한 투자로 발을 뻗기도 한다. 더벨은 제약 바이오 산업의 한축으로 성장한 큰손의사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성범 상해서울리거병원 대표원장은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부실 회사였던 모바일 게임회사인 로켓모바일을 인수해 병원경영지원업을 영위하는 이엠씨펭귄을 합병, 서울리거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이엠씨펭귄은 보톡스나 필러 등 성형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뮤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었다.서울리거의 사업목적은 인테리어, 병원경영지원, 화장품유통업 등으로 돼 있다. 연결 회사론 메디자인, 서울리거홍콩, 스킨앤빔홍콩, 서울리거뷰티 등을 두고 있다. 서울리거는 병원경영지원의 형태로 병원 플랫폼을 구축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홍 원장은 서울리거를 통해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류 미용 의료 기술을 바탕으로 거점 병원을 육성하고 의료 외에 미용 산업으로 진출해 미용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후 홍콩이나 중국 증시 상장까지 청사진을 그렸다. 현재까진 서울리거의 청사진은 진행형이다. 홍 원장이 휴젤 지분을 엑시트하면서 확보한 자금도 서울리거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진 않았다.
◇서울리거, 부실게임사에서 병원 경영지원으로
홍성범 원장은 2016년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던 에이치에스비컴퍼니를 통해 코스닥 상장 업체인 로켓모바일을 인수했다. 그 후 병원경영지원업(MSO)을 통해 뮤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던 이엠씨펭귄을 인수합병해 현재의 서울리거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홍 원장이 인수하기 전까지 로켓모바일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던 부실기업이었다. 2014년 연매출액은 76억원 정도가 발생했지만 7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고, 2015년 5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60억원 정도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현금창출능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더 심각한 상태였다. 2014년 -75억원을 기록한 이래 2015년 -58억원 2016년 1분기 -7억원 등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꾸준히 빠졌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가 170억원(2014년)에서 142억원(2015년), 139억원(2016년 1분기) 등 꾸준히 하락하는 자본잠식 상황이었다.
회사는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지만 수차례 사업목적과 주인이 뒤바뀌면서 정체성이 모호해 졌다. 전자파방지용필터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동안전자로 출발한 회사는 2000년 다스텍으로 개명하면서 2011년 전자파, 태양광 사업부를 양도하고, 모바일 액세서리 제조 및 판매업으로 전환했다.
2014년 다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플레이텍으로 개명하고 2015년 다시 로켓모바일로 이름을 바꾸고 모바일 게임 '고스트 with ROCKET'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다 2016년 3월 홍성범 원장의 품에 안기면서 병원경영지원업으로 변신했다. 홍 원장은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에이치에스비컴퍼니와 특수관계인 3인을 통해 모바일로켓의 지분 49.9%를 인수했다.
현재 서울리거의 최대주주는 심주엽 전 휴젤대표다. 휴젤 법무팀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지낸 홍 원장의 최측근 인사다. 지난해 6월 서울리거의 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억원을 투자해 16%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다. 홍 원장의 에이치에스비컴퍼니도 3.41%보유해 총 20% 정도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휴젤을 설립해 공모시장의 위력을 경험한 홍 원장 입장에서 지난한 과정이 필요한 IPO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은 코스닥 상장 기업을 인수해 사업목적을 바꾸는 게 의료플랫폼 체인사업을 키우는 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국내에서 쁘띠성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던 이엠씨펭귄을 130억원에 인수합병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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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1000개의 쁘띠성형 클리닉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인 홍 원장에게 서울리거는 일종의 도약대다. 서울리거의 성패에 따라 그의 계획 역시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중국사업을 오랫동안 해 온 한 전문가는 "서울리거에 중국자본이 함께 유입됐다는 것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홍원장의 중국진출이) 그동안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한배를 타고 있는 중국투자처 역시 서울리거를 통해 향후 중국사업의 가능성을 가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진출의 통로는 서울리거가 설립한 홍콩법인 자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원장이 2014년 홍콩법인 엔지니스(Enjiness Ltd.)를 통해 중국 진출을 했듯이 홍콩법인을 통해 자금을 유통하고, 중국투자의 전위대로 활용하리라는 게 업계의 말이다. 서울리거는 회사를 인수한 후 홍콩에 SEOULEAGUER HONGKONG LIMITED와 HONG KONG MUSE MEDICAL LIMITE 등의 자회사를 설립했다.
실제 엔지니스가 투자유치를 위해 작성했던 사업계획안을 보면 중국내 의료미용병원을 건립하고, 이후 플랫폼을 구축해 홍콩 및 중국증시에 상장하겠다는 내용이 나온다. 중국은 의료법인의 상장이 가능한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인수 후 서울리거는 지속적으로 순손실(25억원→14억원→40억원)이 확대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17년 12억원을 기록한 이래 2018년 -24억원으로 36억원 가량이 빠졌다. 전반적으로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현금창출능력 역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최근 4개 연도 내리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의 지정의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홍 원장 입장에선 서울리거의 중국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자금을 본격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홍 원장은 휴젤을 엑시트하면서 약 3000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자금은 서울리거에 얼마나 투입했는지 등에 대해선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서울리거 측은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중국 진출 등에 대해 서울리거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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