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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영향력 얼마나? [사면초가 홈앤쇼핑]④최대주주 이해관계에 얽혀 지분투자·매각 결정

정미형 기자공개 2019-04-22 10:54:42

[편집자주]

홈앤쇼핑이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과 함께 실적 악화까지 이어지면서 또 다시 대표이사 해임 요구가 들끓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자회사로 낙하산 인사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홈앤쇼핑의 지배구조와 실적, 이사회 구성과 함께 향후 사업 전망도 같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홈앤쇼핑 위기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최대주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의 과도한 개입이 지목되고 있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는 중기중앙회다. 중기중앙회는 홈앤쇼핑의 설립과 TV홈쇼핑 사업권 획득을 주도한 곳인 만큼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일례로 인터비즈투어 주식 17만8400주(30.9%) 투자를 들 수 있다. 홈앤쇼핑은 2014년 3월 18억5536만원의 자금을 투입해 인터비즈투어 지분을 사들였다. 인터비즈투어는 2008년 중기중앙회 회원조합·임직원 등이 설립한 업체로, 중소기업을 위한 전문 여행사다.

인터비즈투어의 초기 자본금 15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중기중앙회가, 나머지는 김기문 당시 중기중앙회 회장이 대표로 있는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과 스페코, 유일전산컨트롤 등 중소기업들이 출자해 충당했다.

성과로만 보면 홈앤쇼핑은 지분 출자에 성공한 듯 보인다. 18억5536만원에 취득한 인터비즈투어 지분의 장부가는 현재 23억5567만원으로 5년간 약 5억원의 가치 상승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인터비즈투어 출자 과정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홈앤쇼핑이 인터비즈투어 지분을 인수할 때 발행가(5000원)보다 두 배 높은 1만4000원에 매입했다는 점이다.

홈앤쇼핑출자2

◇인터비즈투어 지분매입 주도는 중기중앙회 임원?

이 거래의 중심에는 중기중앙회 인물이 있다. 2014년 당시 인터비즈투어 대표이사로 있던 박해철 전 중기중앙회 경영기획본부장이다. 박 전 본부장이 정관 필수 조건으로 포함된 이사회 승인 없이 이 주식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홈앤쇼핑이 인터비즈투어의 성장 발판이 됐다는 점에서 웃돈을 주고 매입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게 관련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인터비즈투어는 홈앤쇼핑의 여행상품 벤더 역할로, 주 매출은 홈쇼핑 여행상품 알선 및 중앙회 행사용역 수행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홈앤쇼핑이 발행가보다 높은 가격에 인터비즈투어 지분을 매입하게 되면서 박 전 본부장을 포함한 중기중앙회 회원조합과 임직원은 100% 이상의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박 전 본부장은 이 거래로 인해 감사를 받았다.

최근 박 전 본부장은 홈앤쇼핑의 신임 사내이사로 추천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박 전 본부장은 주주총회 전날 사임계를 제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퇴직공직자 재취업제한 제도를 비롯해 박 전 본부장이 홈앤쇼핑과 인터비즈투어 주식거래로 감사를 받은 전력을 문제 삼았다.

현재 중기중앙회는 인터비즈투어를 매각한 상태다. 2017년 박성택 전 중기중앙회 회장 재임 당시 인터비즈투어를 아이비티홀딩스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에스엠면세점 '헐값 매각'에도 개입 가능성

이런 사례는 인터비즈투어뿐만이 아니다. 2015년 에스엠면세점 헐값 매각 논란 역시 중기중앙회가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강남훈 홈앤쇼핑 전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몰고 간 바로 그 논란이다.

2014년 홈앤쇼핑은 중소·중견기업 10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스엠이즈듀티프리'(현 에스엠면세점)를 설립했다. 컨소시엄 설립 당시 최대주주는 홈앤쇼핑(지분율 26.67%)이었으나 이후 진행된 유상증자에 불참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잃고 이후 2015년에는 보유 주식 8만주를 액면가 5000원에 매각하며 헐값 매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홈앤쇼핑은 사업성이 없어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면세점 사업권을 어렵게 취득해 놓고도 이를 스스로 포기하고 지분을 정리할 때도 별다른 프리미엄도 받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회사의 중요한 출자 사안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기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시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역시 개인회사인 로만손을 통해 에스엠면세점 지분에 참여했다.

또한 홈앤쇼핑이 면세점 지분을 매각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하나투어가 컨소시엄 구성 전 인터비즈투어주식을 매입한 점도 중기중앙회와 연결된다. 하나투어는 홈앤쇼핑이 인터비즈주식을 사들인 2014년 3월 12억2000만원을 들여 인터비즈투어 주식 11만5600주(20%)를 취득했다.

현재 하나투어는 이 지분을 전부 넘긴 상태로, 지난해 인터비즈투어 지분 전량을 9억1300만원에 처분해 2억89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에스엠면세점 지분변동

◇김기문 회장의 귀환…이사회 언제쯤 제 역할할까

우려되는 점은 향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사회를 통하지 않고 결정된 중요한 사안들이 많았지만, 이사회는 견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 다만 중소기업청 감사에서 이와 같은 사실들을 적발해냈을 뿐이다.

무엇보다 위와 같은 논란들이 일어날 당시 중기중앙회 회장을 맡았던 김기문 회장이 다시 자리에 돌아왔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3~24대 중기중앙회 회장을 지냈고 지난 2월 다시 26대 회장에 올랐다.

이사회 멤버 역시 지난달 정기 주총을 통해 절반 이상이 바뀐 상태여서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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