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산은, 대우조선 자회사 인수 않기로 이면합의 있었나 [대우조선해양 M&A]대한조선·신한중공업·삼우중공업, 빅딜 후에도 산업은행 관리 관측
구태우 기자공개 2019-04-12 10:18:48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1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과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이면 합의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사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회사는 논의 테이블에 올려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도 자회사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산업은행은 자회사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현대중공업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는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를 제외해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본체만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와 관련한 이견을 없애면서 지난 1월31일 기본합의서를 체결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인수 전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를 정리해주기로 했다"며 "자회사는 현대중공업이 인수하지 않는 게 (이번 계약의) 전제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와 관련해 산업은행이 밝혔던 입장과 배치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31일 기업설명회(IR)에서 "대한조선 등 자회사는 현대중공업의 책임에서 배제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며 "자회사 전체적으로는 산업은행이 책임 및 관리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형식적으로 (자회사는) 대우조선을 따라서 새로운 주주 밑에 갈 수 밖에 없다"며 "관리 책임은 우리에게 남아있다"고 다소 모호하게 답했다. 이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와 관련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는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는 중소형 조선소인 대한조선과 신한중공업, 삼우중공업 등이다.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은 선박 부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는 회계상 대우조선해양의 관계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대한조선 지분은 23.35%다. 대우조선해양은 신한중공업의 지분 89.2%를, 삼우중공업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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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지분관계로 인해 이들 자회사에 유의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조선과 신한·삼우중공업의 지배기업은 산업은행이다. 대한조선은 2014년 법원에서 인가 받은 회생계획안을 이행 중이다. 대한조선이 2026년까지 상환해야 할 채무는 3071억원이다. 이중 산업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가 2071억원이다.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종속기업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관리절차에 들어가면서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은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의 관계기업으로 바뀌었다.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820.8%, 664.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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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를 인수 대상에 포함할 경우 매각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지배구조가 대폭 바뀐다. 현대중공업을 물적 분할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엔지니어링 사업과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조선 부문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조선해양의 지배력 하에 놓이게 된다. 이 지배구조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를 유지하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삼우중공업을 제외한 대한조선과 신한중공업은 자회사로 둘 수 없는 셈이다. 대한조선과 신한중공업을 자회사로 두려면 지분 전량을 보유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성사하려면 자회사를 정리하는 게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대한조선과 신한중공업의 재무상황이 열악하고 적자경영을 하는 점도 자회사의 인수 가능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성사되면 출자전환 등을 통해 자회사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조선·신한중공업·삼우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현행대로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대한조선은 올해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산업은행 홍보실은 "(자회사와 관련한) 현대중공업과 이면 합의는 없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 이후 자회사를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은행에서 자회사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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