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GA채널 확장 급성장…출혈경쟁 비판도 [GA 보험사 생태지도] 2년새 지급 수수료 2.5배 증가…상위 12개 GA 수입 1/4 책임
조세훈 기자공개 2019-04-16 11:25:03
[편집자주]
독립대리점(GA)의 성장세가 무섭다. 매년 수천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초대형 GA가 탄생하고 있다. GA 판매 의존도가 50%에 육박하며 보험사 영업전략은 더이상 GA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보험산업에서 GA는 어떤 의미일까. 더벨은 GA 공시 정보를 바탕으로 경영 성과와 성장 공식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2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가 사람 대상의 장기보험(인보험) 시장 점유율을 지난 2년 새 5% 넘게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상위 독립 법인대리점(GA)과의 거래를 최대 4배까지 늘린 덕분이다. 2년 전부터 파격적인 인센티브(시책)를 제공하며 GA 채널을 장악한 메리츠화재는 현재 상위 12개 GA사의 손해보험 수입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GA 시장을 먼저 장악하며 '선점 효과'도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GA에 과도한 수수료·수당을 주는 대형 손해보험사들에 경고를 보냈다. 출혈성 경쟁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부터 손보사의 수수료 수준이 엇비슷해지면서 GA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메리츠화재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수료 유인이 없다면 익숙한 상품을 파는 설계사의 특징 탓에 현재 구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과도한 마케팅으로 업계 전체적으로 수수료를 높이는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공격적 마케팅으로 '2년만' GA 채널 장악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김용범 사장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보험을 줄이는 대신 장기 인보험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영업관리 조직을 모두 없애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GA채널에 대한 마케팅 확대에 나섰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업계에서 전속채널을 중시하는 기조가 강했던 것과 달리 메리츠화재는 GA시장 확대에 공을 들였다"며 "영업 중간 관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해 GA에 수수료를 더 주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맺었다"고 말했다.
GA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일종의 보험백화점으로 각 사가 GA에 제공하는 현물, 현금, 수수료 등에 따라 보험 판매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메리츠화재는 상품판매에 따른 시책 수수료를 타사와 달리 높게 제공해 단시간내에 GA채널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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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상위 12개 GA에게 지급한 수수료 총액은 4765억원이다. 2016년 1856억원, 2017년 2936억원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로 2년새 257%가 증가했다.
GA시장 점유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2개 상위 GA의 손보 수수료 총 수입은 2조489억원이다. 메리츠화재는 전체 손보 수수료 지급액의 23.25%를 차지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해상(16.18%), DB손보(13.13%), KB손보(11.60%), 삼성화재(10.85%) 순이다.
메리츠화재의 주 거래처는 지에이코리아, 글로벌금융, 프라임에셋 등 3곳. 지에이코리아는 지난해 메리츠화재로부터 받은 수수료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글로벌금융과 프라임에셋은 각각 712억원, 415억원을 지급받았다.
2년 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4.2배 늘어난 엠금융서비스다. 2016년 메리츠화재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6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252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글로벌금융(3.2배), 인카금융서비스(3.2배), 메가(3.9배), 한국보험금융(3.5배) 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피플라이프는 지난 2017년 법인영업(피플라이프)과 개인영업(피플라이프재무설계)을 합병하면서 2년간 31배 증가했지만 거래규모는 12개사 중 가장 적은 145억원을 기록했다.
◇성장 동력 마련했지만 출혈 경쟁 비판도
GA채널을 적극 활용한 메리츠화재는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손해보험협회 모집형태별 원수보험료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비중은 2015년 말 50.06%, 2016년말 52.71%, 2017년말 55.08%까지 순차적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58.13%까지 증가했다.
단 통계상 '대리점' 항목엔 GA를 포함해 전속으로 운영되는 개인 대리점 등도 포함되어 있어 대리점 비중이 GA 채널의 절대 비중을 의미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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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매출 성장에 힘입어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시장점유율은 2016년 16.2%에서 지난해 말 21.9%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장기 인보험 초회보험료는 1226억원으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1348억원)를 거세게 추격했다. 어린이보험 시장에서는 이 분야 절대 강자인 현대해상을 넘어섰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어린이보험 초회보험료는 약 206억원으로 현대해상(약 194억원)을 앞질렀다.
장기 인보험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역시 개선됐다.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1127억원에서 2017년에 355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하락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했지만,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추가상각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단기 비용은 상승했지만 중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지표인 보장성 인보험 신계약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경쟁력은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손보업계의 '출혈 경쟁'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부터 높은 시책을 제공하며 영업 확대를 했다. GA의 메리츠화재 쏠림 현상이 지속되자 다른 손보사들은 시장점유율(M/S) 사수를 위해 일제히 시책 경쟁에 나섰다.
출혈 경쟁이 격화되자 금융당국이 제재에 나서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과도한 사업비 지출로 과당경쟁을 벌인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3사에 경영유의사항 및 개선조치를 내린 바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시책을 과도하게 높이며 출혈 경쟁의 도화선을 제공했다"며 "시장점유율이 내려가자 최고 1200%의 시책이 나오는 등 업계 전체적으로 사업비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경고 이후 수수료 경쟁이 일단락됐지만 오히려 메리츠화재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사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메리츠화재를 주로 판매해오던 GA 소속 설계사의 경우 수수료와 시책이 비슷하다면 익숙한 메리츠화재 상품을 팔게된다"며 "초반 메리츠화재가 시장을 선점해 단기간에 특단의 시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점유율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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