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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 김항기 대표 "1등 DNA 가진 기업 찾는다" [프리IPO 키맨 열전]②집요한 리서치 '명성', IPO보다 장기투자 위한 사업모델 초점

최필우 기자공개 2019-05-08 08:23:21

[편집자주]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월등한 수익을 거두는 동시에 단기간에 엑시트(exit)하는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IB맨과 펀드매니저들도 잇따라 프리IPO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더벨이 프리IPO 시장 키맨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6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항기대표
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사진)는 리테일 영업사원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법인브로커로 전직하더니 애널리스트가 됐다. 펀드매니저가 되면서 바이사이드로 넘어온 후에도 주식 트레이딩에서 프리IPO로 전공을 바꿨다. 이쯤되면 변신의 귀재라 할만하다.

원동력은 집요한 리서치다. 꾸준히 기업을 탐방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다보니 1등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투자에 관심을 두게 됐다. 프리IPO 단계에 1등 DNA를 가진 기업이 가장 많다는 게 수많은 직종을 거친 김 대표의 결론이다. 마켓컬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이 그가 엄선한 곳이다.

◇브로커→연구원→매니저 변신…기업탐방꾼 '유명세'

김 대표는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2000년 대우증권 영업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최대 관심사는 주식이었다. 입사 전 증권 리서치와 교육 기관을 설립해 매각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사내 베스트 주식 트레이더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나 5년후 돌연 대신증권으로 이직하더니 펀드매니저 상대 세일즈를 맡는 법인브로커가 됐다. 큰 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들과 만나고 싶어서다.

당시 브로커가 매니저를 접대하는 건 일상이었다. 체질적으로 술을 한 잔도 못마신다는 김 대표는 매일 중소기업을 탐방하고 A4용지 한장짜리 정보지를 만들어 영업에 활용했다. 이게 웬만한 리포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기업탐방꾼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때 손을 내민 게 고원종 동부증권(현 DB투자증권) 대표다. 리서치센터에 국내 최고 스몰캡팀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김 대표에게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로 세일즈를 하던 그가 애널리스트를 이끌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매니저가 되고 싶었지만 영업사원을 매니저로 써주는 곳이 없어 일단 매니저를 만날 수 있는 브로커가 됐다 "며 "술을 한잔도 못해 다른 브로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았는데 좋아하는 기업 탐방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1년 3년간의 애널리스트 생활을 정리하고 운용역이 된다. 김정우, 황호성 쿼드투자자문(현 쿼드자산운용) 대표가 그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당시 쿼드투자자문 지분을 7%를 보유한 주주기도 했다. 1년간 매니저 세계를 맛본 그는 본인의 회사를 만들기로 결정, 알펜루트투자자문(현 알펜루트자산운용) 설립에 참여했다.

일임과 자문 계약고 8000억원 규모로 키워놓은 후에는 사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투자 영역 확대를 준비한다. 상장 주식 뿐만 아니라 시리즈A부터 프리IPO까지 모든 단계에서 투자가 가능한 하우스를 만든다는 목표였다. 이후 전임 대표이사가 회사를 떠나면서 김 대표가 다시 운용 일선에 섰다. 이때부터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비상장주식와 메자닌 투자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과거 운용규모를 회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김 대표는 "좋은 기업에 투자하려면 기업성장 단계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1등이 된 회사가 아니라 미래 1등 기업이 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려다보니 프리IPO 단계 투자에 집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분야별 1등 기업 엄선…피투자기업 시너지 '기대감'

운용사가 프리IPO 단계 기업에 투자하면 상장 전후로 엑시트 전략을 고민하는 게 보통이다. 김 대표는 접근법이 다르다. 1등 DNA를 가진 기업이라면 상장 후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1등 자질을 가진 피투자기업을 고르고 알펜루트자산운용 임직원이 비즈니스 모델과 재무구조를 개선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게 운용 전략이다. 그는 게임회사 임원, IT 기업 전략기획실 직원, CFO 경험이 있는 회계사 등을 매니저로 기용해 피투자기업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피투자기업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2대 주주가 될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마켓컬리 지분율은 21.5%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27.94%)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일각에서는 지분율이 높아 엑시트에 애를 먹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지만 김 대표는 피투자기업이 압도적인 1등 기업이 되면 언제든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 마켓컬리 기업가치 평가는 투자 당시에 비해 10배 가량 높아졌다.

김 대표는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하지 못해도 해당 분야 1등이 될 수 있는 피투자기업을 알아보고 실제 1등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피투자기업이 더 이상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했을 때 엑시트해야 투자자도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들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지난해 통합주차관제 서비스 기업 파킹클라우드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공유자동차나 전기자동차 비즈니스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주차관제 서비스가 각광 받을 것이란 판단이다. 향후 공유자동차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면 두 피투자기업의 협업을 추진할 수 있다. 최근 투자한 고투(휘트니스 체인)와 칼로바이(건강기능식품)는 마케팅 전략 공유가 가능하다.

이같은 운용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최근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자금을 모집할 때부터 펀드 만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장기 투자를 권유한다. 김 대표는 "아마존이 현 수준의 기업이 될 줄 알았으면 시리즈A나 프리IPO 단계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엑시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야별 톱티어 기업을 선점하고 피투자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장기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 주요약력

△2000년 대우증권 리테일 영업
△2005년 대신증권 법인브로커
△2009년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스몰캡팀장
△2011년 쿼드투자자문(현 쿼드자산운용) 운용역
△2014년 알펜루트투자자문(현 알펜루트자산운용)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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