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재무 건전성 회복, 삼표시멘트에 달렸다 [시멘트업 리포트]②인수 당시 대규모 차입 부담, 현금창출력 복원 '기대'
박기수 기자공개 2019-05-10 07:59:02
[편집자주]
국내 시멘트 시장은 치열하면서도 변동이 없는 역설적인 시장이었다. 7개의 업체들이 경쟁하면서도 이 구도가 30여년동안 깨지지 않고 이어져왔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모펀드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M&A 1라운드가 마무리 된 현재, 각 업체들이 처한 상황도 가지각색이다. 각 업체들의 재무 상황과 지배구조 이슈 등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8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29억원. 삼표그룹의 지주사 격 회사인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려고 할 때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이다. 삼표는 동양시멘트를 약 8000억원에 품었다. 외부 자본이 동원됐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차입 규모다. 차입이 동원된 정도를 보면 삼표그룹이 얼마나 동양시멘트 인수에 공을 들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삼표는 인수 금융으로 2000억원을 조달함과 동시에 ㈜삼표의 자산으로 담보대출을 받았다. 심지어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사장도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 조달에 나설 정도였다. 당시 동양시멘트의 시가총액 대비 인수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제시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그럼에도 삼표는 인수 의지를 불태웠다.
그 결과 2014년 말 연결 기준 123%이었던 ㈜삼표의 부채비율은 삼표시멘트를 안고 난 후에 187%까지(2015년 말)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도 각각 35%, 71%에서 49%, 133%로 상승했다. 단기 부채에 대한 지급 능력의 잣대 중 하나인 '유동비율'은 2014년 말 123%에서 인수 후 77%까지 하락했다.
인수 후 약 3년이 흐른 현재 삼표그룹의 재무 현주소는 어떨까. 여전히 썩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상태다. 인수 직후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현재 조금 더 악화한 모습이다. 법정관리를 받을 동안 노쇠해진 시설들을 정비하고, 국내 해운사인 '명성기공'과의 분쟁 끝에 직접 전용선을 구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표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97%, 52%, 순차입금비율은 141%다. 통상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100%와 30% 미만으로 유지돼야 양호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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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규모도 3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인수 후 1조원대로 불어난 모습이다. 지난해 말 ㈜삼표의 연결 총차입금은 1조3036억원이다. 이에 대한 이자비용만 약 490억원이다.
이 와중에 작년 삼표시멘트의 '영업이익 7억원' 기록은 ㈜삼표에게도 뼈아팠다. 작년 ㈜삼표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83억원으로 2017년 1559억원보다 3분의 1 이상 줄어들었다. 명성기공과의 분쟁으로 삼표시멘트가 막대한 영업 차질을 빚어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시 말해 작년 한해동안 ㈜삼표는 벌어들인 영업이익만큼의 금액을 전부 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급으로만 썼다는 뜻이다.
다행인 점은 명성기공과의 분쟁이 종결되고 전용선 구매 및 대형 투자로 인한 현금 유출이 사실상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부분 끝났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삼표시멘트가 다시 예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표시멘트의 수익성 회복은 ㈜삼표의 재무 개선에 큰 힘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그룹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무자본 인수' 등 논란이 많았다"라면서 "이후 삼표시멘트가 견조한 실적을 내다가 작년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현금창출력을 복원해 ㈜삼표의 재무 지표 완화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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