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로 가는 롯데카드 '불행 중 다행'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우리은행 참여로 조달경쟁력 긍정…신용도 영향은 제한적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22 08:30:5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1일 16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앤컴퍼니(한앤코)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재선정한 것을 두고 시장에선 '불행 중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BK도 사모펀드이긴 하나 우리은행이 20% 정도 발을 걸치고 있어 한앤컴퍼니와 달리 후광효과를 조금은 볼 수 있다는 것. 다만 우리금융 측이 추후 롯데카드 인수의사를 밝히지 않아 신용도에 직접 반영하지는 못할 전망이다.롯데지주는 21일 롯데카드 매각 우협대상자를 기존 한앤컴퍼니에서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딜 구조는 MBK와 우리은행이 롯데카드의 지분 각각 60%, 20%를 인수하고 나머지 20%는 롯데그룹이 보유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카드 입장에선 사모펀드로 가는 것은 호재보다 악재에 가깝다. 대주주 지원가능성 저하로 신용등급에 타격이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사모펀드의 사업목적을 감안,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투자회사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그룹 요인(1노치)을 제거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앤컴퍼니보다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이 그나마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은행이 일부 주주로 들어가면서 약간의 후광효과는 있다는 것. 사모펀드가 독자적으로 인수하는 구조에 비하면 채권시장의 반응이 다소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재무적 투자자(FI)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어 신용등급에 계열요인으로 반영하진 못한다"며 "그러나 우리은행이 일부주주로 들어가고 향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한앤코보다 호재라는 평가"라고 말했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신용도가 약화되면 곧바로 조달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 조달코스트가 높아지면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금리)을 제시하기 어려워져 영업 타격으로 이어진다.
특히 국내 전업카드사들은 대기업그룹 또는 은행그룹 소속이라 신용도가 상당히 우량한 회사들이다. 대다수가 AA0에서 AA+ 신용등급을 갖고 있어 롯데카드가 그룹 후광을 잃고 AA-급으로 떨어지면 다른 카드사들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롯데카드의 영업력과 기업가치를 생각한다면 대기업그룹이나 은행그룹에 편입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가격적 요인을 우선 고려해 한앤컴퍼니에 이어 MBK를 우협대상자로 결정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사모펀드를 통해 매물을 미리 점찍어 놓은 사례가 있다 보니 시장에선 롯데카드 추후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사모펀드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했는데 우리은행이 여기에 앵커출자자로 참여했으며 우선매수권도 약정한 상태다. 우리금융그룹 편입이 확실시되자 아주캐피탈의 영업 및 조달능력도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됐다.
롯데카드의 경우 우선매수권이나 옵션을 걸어놓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적극 나서는 우리금융지주의 기류상 향후 MBK로부터 되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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