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파생상품 사랑 신한은행과 '찰떡궁합' [헤지펀드 운용사 판매 지형도](2)ELS 복제펀드, 자산가 절세수요 공략
최필우 기자공개 2019-05-30 08:50:03
[편집자주]
헤지펀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증권사들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중은행들까지 가세해서 헤지펀드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은 어디인지, 어떻게 관계 형성을 해왔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4일 13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은 지난해 헤지펀드 시장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복제 사모펀드'라는 신상품을 내놓으며 독자적 영역을 개척했다. 주식형펀드가 증시 부진에 고전하고 코스닥벤처펀드와 메자닌펀드가 경쟁에 시달리는 와중에 아름드리자산운용은 몸집을 불렸다.고속 성장 파트너는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를 주력으로 낙점, 자산가 전용 점포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센터에서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다. 절세 효과가 있는 아름드리자산운용의 펀드가 자산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펀드가 불티나게 팔렸다.
◇최대 판매사 한국증권, 실체는 신한은행 신탁본부
ELS 복제 사모펀드는 시중 지수형 ELS를 벤치마크(BM)로 삼아 운용 기법을 모방한다. 신용등급 AAA이상 채권과 장내·외 파생상품에 투자해 지수와 종목을 기초로 하는 ELS처럼 펀드를 운용한다. 상장된 증권과 관련 장내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차익에는 과세가 되지 않아 절세 효과가 있는 게 이 전략의 최대 장점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아름드리자산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6023억원이다. 전년 동기(1909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주요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조기상환이 지연된 여파로 ELS 시장이 불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과다. 증시가 회복된 올들어 판매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의 최대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명기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판매금액은 4669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78%를 차지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판매 주체는 신한은행 신탁부다. 신한은행은 신탁 비히클(Vehicle)로 고객 자금을 모집하고, 기관투자가 영업 부서인 한국투자증권 멀티솔루션영업부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보통 투자상품부가 펀드를 발굴하고 고객이 펀드에 직접 투자하게 하는 타행과 차이가 있다.
다소 복잡한 판매 절차가 만들어진 건 신탁연금그룹 신탁본부와 WM그룹 투자상품부의 경쟁 영향이다. 두 부서는 금융상품 판매를 본업으로 삼고 있다. 각각 펀드와 신탁 수수료 수익으로 성과를 평가 받는다. 신탁본부는 수익 제고 차원에서 펀드에 투자하는 신탁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고, 이 과정에서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하는 신탁을 내놓았다. 신탁본부가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주관하고 있는 것도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에 관심을 둔 요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투자상품부와 신탁본부 중 펀드를 먼저 발굴한 쪽에서 해당 상품 판매를 전담한다"며 "한국투자증권에서 수취하는 펀드 판매보수가 5bp 수준밖에 되지 않아 펀드든 신탁이든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판매금액 868억원(14%)로 뒤를 잇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아름드리자산운용 초창기 판매에 가장 크게 힘을 실어준 곳이다. 2018년 3월말 기준 판매금액은 1670억원으로 87%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지수 급락으로 조기상환이 지연되면서 재판매가 뜸해졌다. 이밖에 KEB하나은행(213억원), 광주은행(110억원) 등이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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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파생상품 판매 경험…절세수요 공략 '안성맞춤'
신한은행 PB들은 타행에 비해 파생형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주식형펀드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면 신한은행은 파생형펀드가 간판 상품이다. 신한은행의 파생형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3월말 기준 2조8929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옵션매도형 상품인 '신한BNPP커버드콜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을 한때 설정액 1조원이 넘는 메가펀드로 만든 것도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주가연계신탁(ELT)의 대안으로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를 내세웠다. 포트폴리오 내 파생상품 비중이 큰 상태에서 조기상환된 ELT가 자연스럽게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로 리밸런싱 됐다. PB들이 상품 구조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아울러 상품 구조가 ELS와 유사해 고객에게 익숙했고, 절세 효과라는 장점이 부각돼 수월한 마케팅이 가능했다.
지난해 자산가 사이에서 절세 수요가 높았다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면서 절세가 가능한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 신탁이 대표적이다. 양매도 ETN은 환금성이 뛰어나 원하는 시점에 수익을 확정할 수 있다. ELS 투자시 예상치 못한 시점에 수익이 확정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수 있는 것과 다르다. 다만 신한은행은 옵션을 양방향으로 매도하는 전략의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 아름드리자산운용의 ELS 복제 사모펀드를 대안으로 삼아 타행과 차별화에 나섰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은 다른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사의 경우 ELS 복제 사모펀드 마케팅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사가 발행하는 ELS의 대안 상품으로 소개해야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맞지 않다. 신한은행이 상품 출시 초반에 독점 판매 권한을 요청하며 판매잔고를 늘려왔지만, 올해 타 시중은행도 ELS 복제 사모펀드 판매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름드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상품 판매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공고한 파트너십이 형성됐다"며 "증권사의 경우 자사 ELS 판매를 우선시하는 분위기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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