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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계열 의존 사라진 SK D&D, 자립 성공작년 외형 5000억 돌파…재고자산 증가 탓 현금흐름 경색

이명관 기자공개 2019-05-28 13:06:36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D&D는 SK디스커버리 계열의 부동산 디벨로퍼다. 주택사업 뿐만 아니라 상업지역 재개발, 노후된 빌딩의 리모델링, 임대주택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 D&D의 외형은 5000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불어났다. 다만 지속 성장을 위해 확보한 용지가 전부 재고자산으로 잡히면서 현금흐름 악화 추세는 지속됐다.

◇SK건설 자회사로 출범,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 강점

2004년 4월 설립된 SK D&D는 초창기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SK건설과 관계를 맺은 시기는 2007년이다. 당시 SK D&D가 추진한 유상증자에 SK건설이 참여했다. 당시 SK건설은 144억원을 출자해 SK D&D 지분 44.98%를 확보했다. 이때 최 부회장의 지분율은 34.84% 수준으로 낮아졌다.

SK건설이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SK D&D는 매출은 큰폭으로 증가했다. 2005년 161억원이었던 매출은 2007년 1018억원으로 불어났다. 이후 꾸준히 이정도 수준의 외형을 유지했다. 모기업의 일감을 받아 신규 주택사업 과정에서 가구 납품과 분양대행, 광고, 모델하우스 건설 등을 도맡았던 덕분이다. 실제 SK건설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은 전체의 90%에 육박했다.

SK D&D는 초창기 사업 구조상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개발사업의 비중의 낮았다. 그러다 디벨로퍼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한 시기는 2011년부터다. 자체 분양사업의 비중을 확대해 갔다. SK건설에서 벗어나 독자생존을 모색한 셈이다.

특히 SK D&D는 주택개발 사업에만 몰두하는 다른 디벨로퍼와 달리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갔다. 수익형부동산 개발을 비롯해 상업지역 재개발, 노후된 빌딩의 리모델링까지 사업을 펼치며 확실한 자기영역을 구축했다. SK D&D가 추진한 대표적인 리모델링 사업으로 '삼일빌딩'이 꼽힌다. 삼일빌딩은 197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최근에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 운영, 대규모 풍력발전소 EPC 사업에 참여하는 등 사업범위를 한층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에 기반해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 리츠를 활용한 임대사업도 시작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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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0억…개발부지 확보 영향 현금흐름 경색

SK D&D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SK건설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 독립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 성장기반을 다지는 효과도 봤다. 이와 맞물려 SK건설도 SK D&D 지분을 SK가스에 처분하며 지배구조상 연결고리를 끊었다.

독립한 SK D&D는 꾸준히 실적을 개선시켜 나갔다. 2011년 1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500억원대로 급증했다. 2015년엔 231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로도 성장세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엔 매출 5000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불과 7년 만에 5배 가량 몸집이 커진 셈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9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839억원까지 불어났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이 같은 상승세 속에 SK D&D의 몸집도 커졌다. 출범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이익 실현으로 이익잉여금이 쌓였고, 자본총액이 늘었다. 특히 최근 5년 누적 순이익은 1769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 추이를 보면 2014년 478억원에서 작년엔 1000억원 중반대까지 불어났다. 작년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632억원이다.

잉여금이 쌓이면서 SK D&D의 자본총액도 불어났다. 지난해 SK D&D의 자본총액은 3510억이다. 증자를 통해 납입 자본금이 전체의 과반을 넘는 1877억원이고, 이익잉여금은 4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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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금흐름 측면에서 보면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다. 지속해서 순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SK D&D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시기는 2014년이다. 개발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고자산이 대거 증가하면서 운전자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SK D&D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매년 용지를 확보해나갔는데, 이렇게 매입한 토지들이 모두 재고자산으로 잡혔다. 2013년 1000억원 수준이었던 재고자산은 이듬해 11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더니, 2015년엔 4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작년엔 역대 최고인 4704억원까지 늘었다.

재고자산의 증가로 이 기간 운전자본은 3000억~4000억원대를 유지했다. SK D&D가 고속성장을 하며 꾸준히 이익을 냈지만, 이 기간 현금은 빠져나갔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4년 -470억원을 시작으로 마이너스 현금흐름은 작년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현금흐름은 -1344억원이다. 이 기간 순유출된 현금은 7000억원을 상회한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1769억원 수준이다.

현금흐름이 계속해서 악화되자 SK D&D는 금융권 차입을 통해 부족한 운전자금을 메웠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9103억원에 달한다. 전년 5331억원보다 4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높았다. 단기차입금은 전체의 56.91%에 해당하는 5180억원이다. 장기차입금은 392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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