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빅딜, 양강 IB 희비 갈랐다 [Deal story]NH증권 지난해 이어 재차 물량 독식…철저한 보안 속 끈끈함 확인
김시목 기자공개 2019-06-14 08:47: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이 반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등장했다. 최대 6000억원의 빅딜인 만큼 주관사 선정 결과에 따라 초대형 IB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한온시스템 딜(6000억원)은 숨막히는 혈전을 펼치던 선두 경쟁에 마침표를 찍은 한 방이었다. 올해도 NH투자증권은 단독 주관·인수사로 낙점됐다. 공모 준비는 '007 작전'을 방불케할 만큼 비밀리에 진행됐다.◇ 2018년 '분수령' 딜, 재등장 IB 희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최대 6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추진한다. 수요예측에서 4000억원을 제시한 뒤 투자자 반응에 따라 최종 발행액을 결정할 계획이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5년물, 7년물 등을 두루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사채 주관·인수 증권사로 NH투자증권을 단독 선정했다. 6000억원에 달하는 조달 규모 등을 고려하면 이례적 파트너 구성이다. 지난해 한온시스템 딜을 독식한 NH투자증권은 KB증권과의 막판 선두 경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KB증권은 지난해 막판 역전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연초 한온시스템 공모채 행보와 조달에 촉각을 세웠다. '공동' 타이틀만 얻어도 회사채 물량을 확보해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B증권의 노력은 역부족이었다.
공모 준비 과정에서 한온시스템과 NH투자증권은 최대한 보안을 유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타 경쟁사 IB를 철저히 배제했다. 경쟁사의 합류나 물량 배분을 피하기 위해 인수계약 공시(금융투자협회) 전까지 외부에 철저히 관련 정보를 단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한온시스템과 NH투자증권의 끈끈함만 확인했다"며 "NH투자증권 입장에선 단숨에 6000억원 실적을 혼자 수임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KB증권 입장에선 작년 분수령이 된 딜이었던 만큼 안좋은 기억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양강 IB 경쟁 '요동'
NH투자증권은 한온시스템 발행이 완료되면 다시 한번 기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이후 주춤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 롯데제과, 넥센타이어, 두산, 호텔롯데, 롯데지주 등 남은 딜 역시 즐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은 2분기 대반격에 성공하며 현재 순위를 바꿔놓았지만 다시 위기감이 높아졌다. 현재 7000억원 격차는 한온시스템 한 건으로 대거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CJ헬스케어, 예스코홀딩스 등 NH투자증권이 참여하지 않은 딜의 숫자가 많지 않다.
IB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이 다시 NH투자증권과 KB증권 간 선두 경쟁에 불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두 하우스 모두에 각기 다른 재료로 영향을 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IB가 향후 어떤 카드를 꺼내들 지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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