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확장' ESG펀드, 성과는 여전히 '글쎄' [Fund Watch]액티브·해외투자 ESG펀드 확대…"수익으로 증명해야"
이민호 기자공개 2019-06-17 08:58:2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06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 요소를 평가해 투자하는 ESG펀드가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기존에 ESG펀드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던 패시브펀드를 넘어 액티브펀드와 해외투자로도 확장하는 모습이다. 다만 미미한 수준의 설정액 규모를 키우려면 늘어나는 ESG 투자에 대한 관심에 걸맞는 성과가 필요하다.◇ESG펀드 '속속' 출시..패시브에 '쏠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최근 해외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액티브 ESG펀드 'KB글로벌착한투자ESG증권자투자신탁(주식)(H)'을 출시했다.
KB자산운용은 액티브펀드 'KBESG성장리더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과 패시브펀드 'KBKBSTARESG사회책임투자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등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한 ESG펀드를 기존에도 운용하고 있었지만 해외로 라인업을 넓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고 있는 해외기업 대상 액티브 ESG펀드는 그 수가 크게 한정돼있다. 'KB글로벌착한투자ESG[자](주식)(H)'를 제외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 정도다.
국내 운용사들은 대부분 ESG펀드를 패시브펀드로 운용하고 있다. ESG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거나 이런 종류의 ETF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는 식이다. 국내기업 대상 액티브 ESG펀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패시브펀드에 비해서는 그 수가 비교적 적다.
자산운용사 패시브펀드 매니저는 "ESG펀드는 액티브펀드로 먼저 다수 출시됐지만 대형주 위주로 움직이는 국내 증시 특성상 차별화가 쉽지 않았던 데다 시장 반응도 좋지 않아 해지된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2~3년 전부터 ESG 투자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패시브 쪽에서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ESG펀드가 패시브펀드 형태로 다수 출시된 이유로 투자 대상기업 풀(pool)이 미미한 국내 증시 환경을 꼽는다. 운용사에서 ESG 요소에 의해 업사이드를 마련할 수 있는 대상기업을 찾아 피킹해야 하는데 이런 기업의 수가 실질적으로 적다는 분석이다.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액티브 ESG펀드의 수가 적은 이유로는 ESG 요소를 반영해 업사이드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할 운용사의 해외 리서치 역량이 부족한 점이 꼽힌다.
패시브펀드는 ESG 요소를 객관적인 투자지표로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기 용이하다는 시각도 있다. ESG 요소를 정량화할 수 있어야 ESG펀드를 신뢰할 수 있는 투자처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패시브 ESG펀드들은 MSCI Korea ESG Universal 지수, MSCI Korea Country ESG Leaders Capped 지수,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 등 다양한 ESG 관련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는 ESG 요소를 평가하는 명확히 정해진 기준이 존재하고 그 기준에 맞는 종목들을 정량적으로 스크리닝해서 투자하는 것이 더 ESG 투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부분을 고려하면 패시브펀드가 액티브펀드보다 투자자에게 어필하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액티브펀드도 EGS펀드 동참..관건은 '성과'
액티브 ESG펀드들도 투자 시 ESG 평가모델을 도입해 신뢰를 더하고 있다. 'KB글로벌착한투자ESG[자](주식)(H)'는 미국 운용사인 ACI(American Century Investment Management)에 펀드운용을 위탁하고 있다. ACI는 고유의 ESG 평가모델(ACI ESG Score)로 투자기업을 선정한다. 반면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주혼)'의 경우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anl)가 제공하는 ESG 평가모델(MSCI ESG Rating Score)을 이용해 미래에셋운용에서 직접 투자기업을 선정하는 차이가 있다.
다만 액티브 ESG펀드 설정이 활발해지려면 ESG 요소가 펀드 수익률로 연결할 수 있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늘어나는 관심에 비해 수익이 바탕이 되지 않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theWM에 따르면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주혼)'의 11일 기준 설정액은 17억원이다. 2017년 10월 설정된 이 펀드는 설정액이 가장 많았을 때인 지난해 3월에도 5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대표펀드 기준 설정 이후 수익률 8.60%, 연초 이후 수익률 14.01%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동일유형(글로벌주식) 내 상위 49.35%에 해당하는 성과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ESG 관련 종목에 투자를 많이 하고 기업들도 수익을 잘 내는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야 ESG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도 많아질 것"이라며 "현재 그런 선순환이 시장에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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