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400억' 필로시스헬스케어, DNA 바뀐다 [오너십 시프트]①혈당측정기 전문 '필로시스' 계열 편입, IT사업 정리·바이오 확장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19 08:12:1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기업을 새주인으로 맞은 필로시스헬스케어(옛 토필드)가 완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업 모태인 디지털 셋톱박스 사업은 완전히 정리하고, 신규 바이오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최대주주 측 역시 총 400억원의 실탄을 투입해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필로시스헬스케어는 최근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했다. '필로시스생명과학'이 그 주인공이다. 필로시스생명과학은 기존 최대주주 측으로부터 경영권 지분 250만주(6.41%)를 취득, 단일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4000원씩, 총 1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추가 장외매수에 나서서 지분율을 7.21%까지 높였다.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지난해까지 IT사업과 유통사업, 바이오사업, 임대사업 등을 영위했다. 특히 디지털 셋톱박스(STB)를 만드는 IT사업이 회사 주력이자 모태였다. 1998년 셋톱박스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점점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중소기업청 혁신기업 선정, 무역의 날 1천만불 수출탑 수상 등의 성과를 냈다. 탁월한 기술력을 토대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가면서 2003년에는 코스닥 상장도 이뤄냈다.
하지만 이후 셋톱박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필로시스헬스케어 또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20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은 2008년을 기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유통과 임대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계속되는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은 64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영업적자도 지속됐다. 최근 3년간 누적된 영업손실액만 120억원에 달했다. 결국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지난해 IT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이 과정에서 필로시스생명과학이 새로운 투자자로 등장했다. 필로시스생명과학은 혈당측정기 제조 전문기업인 '필로시스' 관계사다. 필로시스를 이끌고 있는 최인환 대표이사가 필로시스생명과학 경영도 책임지고 있다. 설립 기간이 짧고 자산 규모도 크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신규 투자 목적으로 설립한 계열사로 추정된다. 실제 필로시스생명과학 사업 목적에는 M&A 알선과 중개, 투자, 경영 자문업 등이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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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인 필로시스는 자가 혈당 측정기와 바이오센서 영역에서 상당한 기술력과 사업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 또한 계속 성장 중이다. 필로시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45% 증가한 308억원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또한 78억원을 기록하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25%를 넘어섰다.
호실적을 이어나가기 위해 필로시스는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시켜 어디서든 예방과 진단, 치료,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필로시스헬스케어와의 시너지 창출 포인트 역시 이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주주 측은 지난달 필로시스헬스케어 지분 취득과 동시에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또 시너지 창출을 위한 첫 번째 행보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와 △헬스케어 서비스 △세포 치료제 제조 등 바이오 신사업을 대거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자금 수혈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장 인수 주체인 필로시스생명과학이 다음달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의 신규 자본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자조합을 조성해 추가로 총 3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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