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갑질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남양유업은 건실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과 더불어 흰우유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구가했다. 동서식품이 주름잡고 있는 커피믹스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프렌치카페'로 한때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갑질 사태 이후 이미지 추락의 골은 깊었고 후유증은 현재진행형이다. 실적은 장기 부진의 늪에 빠져있고 이익률 회복도 요원하기만 하다. 주총 시즌엔 '짠물 배당' 단골손님으로 꼽히고 주주권 행사에 나선 국민연금으로부터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창업주의 외손녀도 세간에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남양유업 입장에선 억울할 만도 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영업점 직원이나 대리점주들이 황하나 씨 사건으로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호소한다"면서 "황하나 씨가 창업주 외손녀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분을 소유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과거 갑질 사태와 연관 지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지언어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려면 우선 그 프레임을 떠올려야 한다. 누군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을 때 자연스럽게 먼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남양유업이 아무리 우리는 더 이상 '갑질 기업이 아닌 착한 기업'이라고 호소해봤자 소비자들 뇌리에 '남양=갑질'이라는 프레임이 이미 각인돼 있다.
2013년 이후 6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갑질 프레임은 여전히 유효하다. 남양유업 입장에선 이를 뛰어넘을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다. 갑질 프레임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대적, 사회적 흐름과 맞물려 워낙 강력하게 각인돼 있다. 더욱이 부정적 프레임을 상쇄할 긍정적 프레임을 찾기란 몇배로 어렵다.
그래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살아남으려면 벗어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물론 전제조건은 당연히 진정성 있는 변화다. 쉬운 눈속임이나 겉만 번지르르한 말뿐인 약속으로는 안된다. 프레임을 바꾸려다 더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남양유업과 대주주 홍원식 회장은 갑질을 대체할 프레임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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